60세이상 노인 10명중 6명 "치아 몇 개 남았는지 몰라"

올바른 칫솔질·정기적인 치과치료 받아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은 남은 치아 개수가 몇 개 인지도 모르고, 10명 중 9명은 잇몸병이 있다고 느끼는데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치주과학회(이하 치주학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노년층 치주병 인지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치주학회 측은 지난해 60세 이상 노인 209명을 대상으로 '잇몸병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언제 치과에 가는가', '스케일링 등의 잇몸치료를 받은 적 있는가' 등 23개 항목에 걸쳐 설문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중 116명(55.6%)은 자신의 치아 상태가 '불량하다'고 생각했으며 '양호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1명(19.8%)에 그쳤다. 또 141명(67.5%)은 자신이 잇몸병이 '있다'고 응답했다. 40명(19.3%)은 '없다'고 했으며, 12.7%는 '모른다'고 답했다.

남아있는 치아 개수를 모른다고 한 응답자도 132명(63.2%)이나 됐다.본인의 치아 상태가 불량한 것을 알면서도 정기적으로 치과 치료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19명(9.4%)에 불과했다. 이들 10명 가운데 9명(88.7%)은 '필요할 때'만 치과를 방문했다.

또 122명(58.8%)은 최근 1년간 치주질환 예방에 필수적인 스케일링은 단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케일링 등 잇몸치료를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비율도 31.1%(64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6개월에 한 번,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스케일링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아울러 치주학회는 60세 이상 노인 66명을 대상으로 파노라마 촬영을 통해 구강상태를 검진한 결과 앞니와 어금니가 각각 2~3개 정도씩 모자랐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상 범주에 드는 앞니는 12개지만 이들의 평균 앞니 수는 9.6개였다. 큰 어금니는 4.8개, 작은 어금니는 5.7개로 정상 범주인 10개에 한참 부족했다. 앞니는 정상 평균과 비슷하지만 어금니의 경우 차이가 많았는데, 이는 잘 보이지 않는 어금니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치아우식증(충치)과 치주질환(잇몸병)을 제 때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한 것이 꼽힌다,

양승민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는 "흔히 잇몸병은 통증이 심하지 않아 간과하기 쉽다"면서 "특히 60세 이상 연령에서는 본인의 잇몸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병원을 찾지 않거나 정기적인 치과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잇몸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병원을 찾지 않거나 단순히 잇몸약만을 복용해선 안 된다"면서 "올바른 칫솔질, 정기적인 구강검진 등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잇몸약을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영 서울대치대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무엇보다 양치질을 오래 하는 것이 좋은데, 그러지 못할 경우 하루에 한 번이라도 3분 동안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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