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3분기 누적 순익 급감 왜?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주식형펀드의 환매 여파로 자산운용사들의 3분기 누적 총 순익이 크게 줄었다. 일부 운용사들은 소송이나 해외법인 손실 등의 문제까지 겹쳐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 회계연도 3분기(4월~12월) 누적 기준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3831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운용 보수가 높은 주식형펀드의 수탁고가 줄어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2.6% 준 반면 판관비 상승 등으로 영업비용은 6.9% 늘며 영업이익 역시 17% 감소했다. 전체 80개 자산운용사의 38.8%에 해당하는 31개사는 적자를 냈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펀드 환매 탓에 순익이 급감했다. 3분기 말 기준 38조1000억원으로 국내 펀드수탁고 1위인 이 회사는 누적 순익만 101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대비 30% 가량 순익이 줄었다.

대체투자전문 운용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안에서 벌고 밖에서 잃은 경우다. 이 회사는 부동산 등 사모펀드(PEF) 중심으로 공모 주식식형펀드의 환매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초이후 수탁액은 늘었고 3분기까지 영업익도 증가했다. 문제는 해외 계열사의 손실이다. 미래에셋운용 홍콩법인이 미래에셋맵스의 자회사로 등록돼 있는데 이 홍콩법인의 실적 악화가 지분법평가손실로 이어져 순익이 85억원 줄었다.

소송으로 실적에 덜미를 잡힌 운용사도 있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은 전년 118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이번 3분기에는 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표 주식형 펀드인 '마이트리플스타'가 지난해 최상위권을 성적을 냈음에도 실적이 악화된 것은 운용사고 때문이다. 지난 2009년 9월 사모특별자산펀드에서 운용 매니저가 260억원을 부당 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관련 소송이 이어졌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은 "금융사고에 따라 발생한 충당금의 누적 규모가 커져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77억원의 누적손실을 내 전체 운용사 가운데 적자규모가 가장 큰 유진자산운용 역시 소송이 골칫거리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해 유진운용의 PEF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펀드 손실, 미상환 등을 이유로 연이어 소송을 제기한 것. 유진자산운용은 이 때문에 전년 동기에도 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유진자산운용은 "소송 관련 충당금을 지난해까지 다 적립한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 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순익 4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한 우리자산운용은 주식형펀드의 환매 외에 지난해 연말부터 발생한 MMF(머니마켓펀드) 이탈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우리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MMF 비중이 커 실적에 부담이 있었다"며 "회사 인원을 30명 정도 늘려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등 10개의 외국계 운용사가 무더기 순손실을 낸 점도 눈에 띄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프랭클린템플턴은 2010년 수익률 1위와 5위의 국내 주식형펀드를 각각 보유한 회사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전년 1억원 적자에서 이번 해 34억원 적자로 악화됐고 골드만삭스는 전년 67억원 적자에 이어 또 다시 65억원 적자를 내며 2007년 출범이후 이어진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9년 15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올해 1월 또다시 6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해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새로운 펀드 출시와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비용 소요가 있었다"며 "신규 펀드 등이 본 궤도에 오르면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지난해 11월 옵션만기 당시 890억원의 손실을 낸 와이즈에셋자산운용도 전년 5억원 흑자에서 48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금감원은 "와이즈에셋의 이번 실적에는 옵션만기 당시 발생한 손실과 구상권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며 "사고이후 투자자금 이탈 등이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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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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