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장기화...美, 전략적 비축유 활용 고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치솟은 유가를 잡기위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전략적 비축유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6일(이하 현지시간) NBC방송의 대담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유가 급등세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전략적 비축유를 활용하는 것은 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일리 비서시장은 비축유를 사용할 정확한 시기와 어떤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3일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필요하다면 전략적 비축유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석유와 식품 가격 상승이 세계 각국에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미국은 충격이 덜한 편”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 급등이 미국 경제 회복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는 산업전반에 사용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물가 급등으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솔린 가격은 2월28일 현재 갤런(약 3.785L)당 3.38달러로, 지난해 2월 2.70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유가 급등에 세계 경제가 시름하고 있지만 리비아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 현재 반정부군은 트리폴리로 향하는 거점도시 라스나누프를 점령하며 서진(西進)을 계속하는 가운데 정부군은 자위야·빈자와드를 탈환하며 동쪽 지역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군이 반정부군에 대한 반격을 시작하면서 리비아 사태는 완벽한 내전 양상으로 접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46% 급등한 104.4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08년9월26일 이후 최고가다. 런던석유거래소(ICE)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1% 오르며 배럴당 115.95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3.4% 올랐으며 6주 연속 상승했다.

데일리 비서실장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원유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는 매우 강하지만 유가 급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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