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정부 부채, 시한폭탄 터지나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의회가 재정지출 감축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 역시 재정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예산감시 민간단체인 예산정책센터(CBPP)는 미국 전체 50개주의 2011년 회계연도 적자가 1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에는 소폭 감소한 1400억달러로 전망했다.또한 지방정부는 2007년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늘어난 실업보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빌렸다. 현재 30개 주 정부가 이와 관련된 부채를 안고 있으며, 부채 규모는 42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막대한 적자로 올해 지방정부의 대규모 디폴트 쓰나미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메레디스 휘트니 독립 금융 애널리스트는 올해 50~100개의 지방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지방정부들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재정지출 감축과 증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치가 갓 회복되기 시작한 미국 경제의 뒷덜미를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방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올해 미국 총생산(GDP)이 0.5%P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채의 대부분을 일반 가계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역 주민들은 발행된 지방채의 약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방채 문제가 지역 주민들, 지역 은행,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음을 뜻한다.

지방정부를 모른 척 할 수 없는 연방정부는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지난달 8일 지방정부에 대한 세금 인상과 실업보험 부채에 대한 이자 징수를 2012년까지 연기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안전자산으로 믿고 지방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지방정부 디폴트 우려로 투자금을 재빨리 회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지방채 뮤추얼펀드 순유출 규모는 260억달러에 이른다.

지방채의 보험률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지방채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05년 지방채의 57%가 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현재는 단 6.2%만이 보증을 받고 있다.

지방채 수요가 떨어지자 지방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고 신용등급의 지방채 10년물의 금리는 지난해 여름 30년래 최저치인 2.17%에서 최근 3.1%까지 급등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방정부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잇다. 신평사 S&P는 지난달 과도한 부채를 이유로 뉴저지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그러나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과장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이 '넥스트 유럽'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총생산(GDP)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약 130억달러의 적자로 50개 주 중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일리노이주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약 13%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에 따르면 50개주 부채의 중간값은 GDP의 단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리스는 144%에 이른다.

경제가 살아나면서 지방정부 세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지방정부 세수가 지난해 4.3% 증가해 2007년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 민간 정책연구소인 초당정책센터의 제이 파월 연구원은 “지방정부의 재정적자는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문제지만, 지방정부는 결국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대규모 디폴트 전망은 지나치게 과대 해석됐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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