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구 동원 부회장이 말하는 처조카 부사장 장점은?

업무는 조용 성과는 서프라이즈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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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무척 친화적이고 일에 있어서는 굉장히 치밀하다."

박인구 HLB글로벌 그룹 부회장이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에 대해 내린 평가이다.박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식품공업협회 정기 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날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사장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앞에 나서서 설치는 타입이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동원그룹의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매제로 김 회장의 차남인 김 부사장은 그에게 처조카가 된다. 가장 지근거리에서 함께 지내온 가족답게 김 부사장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또 동원F&B,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 시절에는 김 부사장을 직속에 두고 함께 일해왔다.

이번 동원그룹의 정기 인사로 차남인 김 부사장이 그룹 경영의 전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동원그룹 측에서도 김 부사장이 동원그룹의 경영전략 및 핵심역량 강화 등 그룹 경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밝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직접적인 경영 승계는 아직 멀었다"면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업 문화가 그렇지 않느냐"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사장의 아버지인 김 회장은 기업가로 변신하기 전 8년간 실제로 뱃사람 생황을 한 '마도로스'이며 사장이 된 뒤에도 그는 직접 배를 몰고 고기잡이에 나설 정도로 모든 일에 철두철미한 성품을 갖고 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대충대충''괜찮아'다.

실제 김 회장은 장남과 차남 모두 밑바닥부터 경영수업을 시켰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맡고 있는 장남 김남구 대표는 아버지 밑에서 사회생활을 하기 전 6개월간 남태평양과 베링해에 나가 참치배를 타며 동원을 이해하기 위한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또 차남 김 부사장 역시 1996년 경남 창원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시작, 동원산업 영업부 평사원으로 시내 백화점에 참치제품을 배달하는 등 밑바닥부터 배웠다.

이 같은 문화 덕분에 이번 승진으로 인해 김 부사장의 역할 비중은 커지지만 경영수업은 현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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