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대표 '맏형'이 총대멨다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사진)가 유통업계 '맏형'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유통업체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장.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 말미에 "(공정위에서 사용하는)판매수수료라는 단어보다는 유통(판매)마진이란 용어가 더 업체들에는 맞는 거 같다"며 김동수 공정위원장에게 정중히 건의했다. 물론 이날 건의는 그 자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경제검찰' 공정위 수장앞에서 이 대표의 언행은 유통업계 맏형 CEO로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다.

이 대표가 판매수수료 대신 마진이란 용어를 고집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공정위에서 이야기하는 판매수수료는 자릿세나 임대료 등 불로소득 개념이 강해 자칫 부정적 오해를 살 소지가 많다는 것. 백화점이 단순히 자리만 내주고, 자릿세 형태로 협력업체로 부터 돈을 받는다면 판매수수료가 맞겠지만 현재 백화점과 협력업체간에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판매수수료 대신 마진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게 더 맞다는 입장이다.

백화점이 협력업체에 정당하게 마케팅, CRM(고객관계관리), 고객서비스, 편의시설 제공 등의 다양한 경영기법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따라서 위탁자의 상품을 수탁자의 판매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한 단순 용역의 대가로 지급하는 판매수수료 개념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판매수수료 개념을 놓고 공정위와 유통업체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2분기(4~6월)로 예정된 공정위의 판매수수료 공개여부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위가 유통업체의 마진 개념을 받아들일 경우 기업의 '영업기밀'에 해당돼 공정위가 공개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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