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1위에도 '위기경영론' 제시..왜?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이윤재 기자, 지선호 기자]올해 사상최대규모인 43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 정신차리지 않으면 한걸음 뒤진다고 밝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전자회사로 부상한 삼성전자의 자만을 경계했다.
이건희 회장이 9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칠순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9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칠순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이건희 회장은 9일 저녁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가진 칠순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전시회인 미국 CES에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어떻게 잘해주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신 안 차리면 또 한걸음 뒤지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앞선 회사들이 퇴보하는 경우가 많고 새로 일어나는 회사가 많아서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평소 지론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삼성은 이 같은 이 회장의 경영신조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인 43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10년동안 적극적인 투자와 경쟁으로 주력 사업의 절대 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이 회장의 최종 결단에 따른 것이다.특히 CES에 다녀 온 장남 이재용 사장의 역할에 대해 새로 일어나는 회사가 많아서 신경써야 한다고 답한 것은 삼성 경쟁사들의 기술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CES에서는 삼성과 LG전자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미국 저가제품으로 취급받았언 비지오가 3D와 스마트TV에서 상당히 발전된 수준의 3D와 스마트TV 등을 선보였고 일본의 소니·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중국의 하이얼 등 주요 업체들은 3D TV로 전시관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외에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1위 자리를 쉽게 내주고 뒤쳐지거나 한때 삼성전자에 크게 뒤쳐졌던 필립스 등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있는 것 등도 이 회장의 위기경영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 CES에서 "회장님께서는 지고는 못 사는 DNA를 가진 대단한 도전정신의 소유자"라며 "자신도 이를 배우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이윤재 기자 gal-run@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