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로 28채 보유한 경매 고수의 투자 요령은?"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자본시장이 망할 때까지 경매시장의 좋은 물건은 사라지지 않는다. 조급해 하지 말고 실력을 쌓는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다."

한번 만나고 싶었다. 자칭 타칭 대한민국 경매 1호 박사로 불리는 우형달씨. 3100만원으로 시작한 부동산 경매로 수십억원을 벌었다. 현재 경매로 보유중인 부동산만 28채에 이른다. 풍부한 실전경험 만큼 이론에도 강하다. 석·박사 과정 모두를 경매로 마쳤을 정도다. 그러나 '경매'하면 아직은 음지의 재테크란 이미지가 앞선다. 우 대표도 일정 부분 수긍했다. 실제로도 그럴까?

"1996년 경매에 처음 발을 들여놨을 때만 해도 경매 하는 사람은 브로커나 조폭일 것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봤다. 지금은 이같은 이미지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잊힐 만하면 경매 사기 사건 등이 터지고 있어 아쉽다. 하지만 부동산 경매가 곧 가장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올 것이 분명하다."

내친 김에 "한정된 꾼(?)들만 득실거린다는 경매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뭐냐"고 물었더니 "언제든지 낮술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라는 답이 냉큼 돌아왔다. 우씨는 "대학 졸업 후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어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찢어지게 가난한 유학생활 중에 아들이 태어났고 결국 3년만에 포기하고 모 상호신용금고에 들어갔다. 직장과 집을 오가는 쳇바퀴 속 다람쥐 같은 일상을 보냈다. 직장인이라면 결코 낮술을 즐길 여유가 없다"라며 웃었다.그렇다고 우씨가 처음부터 부동산 경매 투자에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여파에 회사가 부도나면서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경매에 뛰어들었다.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던 부동산 경매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돈키호테식 발상 덕분이다. 우씨는 경매 입문 초기에 권리분석이 복잡하고 세입자가 많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하던 다가구주택만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처음 낙찰받은 물건 역시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반지하 1층, 지상2층 건물의 주택이었다. 유찰가는 4620만원. 그는 소유권 이전 후 반지하는 보증금 1500만원에, 1·2층은 각각 3000만원에 전세로 임대에 투자금 이상을 회수했다. 이후에도 그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의 다가구 주택이나 왕십리 재개발 지구의 다가구 주택 등 서울 수도권 일대 다가구 주택만 공략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중 경매로 가장 큰 수익을 낸 곳은 용산구 서계동의 66㎡ 규모의 한 빌라다. 낙찰가가 5600만원이었던 이 빌라는 현재 7억원대로 뛰었다.

우씨가 부동산 경매로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2001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근린상가를 5억6000만원에 응찰해 입찰했다. 보증금으로 5600만원을 지급했는데 4억원의 유치권이 설정돼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귀신에라도 씌었는지 내 눈에는 까맣게 안보였다. 지금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우씨는 부동산 경매에서 이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7가지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7가지 원칙은 이렇다. 우선 지역과 물건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하며 책을 통한 기본적인 공부와 부지런한 발품이 필요하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자신의 실력으로 직접 승부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또 신념과 확신, 인맥, 빈틈없는 자기 관리 등도 필요하다.

"부동산 경매가 뛰어들기만 하면 놀라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마법의 상자는 아니다. 입찰보증금을 날리거나 시세보다 비싸게 낙찰받는 흔한 실패 유형부터 처분을 못하는 상황, 취득한 부동산 소유권이 잘못되는 상황 등 경매 위험은 곳곳에 널려 있다. 권리분석, 명도 등 경매 과정을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 우씨가 강조하는 부동산 경매 투자 요령이다.

<경매 투자자가 꼭 지켜야 할 7가지 원칙>
▲지역과 물건에 대한 전략을 세워라
▲책을 통한 공부와 부지런한 발품을 팔아라
▲강철 같은 신념과 확신을 가져라
▲수업료를 지불했다면 그 이상을 배워라
▲자신의 실력으로 직접 승부하라
▲투자에 필요한 인맥을 만들어라
▲빈틈없이 자기관리를 해라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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