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불구속?..'신한사태' 수사 검찰 내부 잡음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신한사태' 수사 방향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잡음이 들려온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구속수사 방침을 내비친데 반해 수사팀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검찰 수장의 '언론플레이'가 수사를 흔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을 구속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일부 언론 등에 흘렸다. 국민 앞에서 물의를 빚었는데 자기들끼리 합의했다고 없었던 일로 돌려선 안 된다는 말도 함께였다.김 총장의 말은 '검찰이 신 전 사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식으로 해석돼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신 전 사장 등 구속으로 신한사태 수사가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란 추측까지 만들어냈다.

수사팀은 당혹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수사를 지휘하는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조사도 아직 안 끝났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표적수사'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 그럴 거면 왜 (신 전 사장 등을)두 번씩 부르겠느냐"고 반문하며 언론에 보도된 김 총장 입장을 반박했다.

윤 차장검사는 "지금이 고비"라는 말로 수사가 중대기로에 섰다는 사실을 알릴 뿐, 어느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밑(수사팀)에서 올라가야 위(수뇌부)에서 뭐라고 할 거 아니냐"며 김 총장이 내비쳤다는 방침이 수사팀 구상에 근거한 게 아니라고 못밖았다. 윤 차장검사는 "마음대로 생각하라. 멋대로 관측하라"고 언론에 토로하기까지 했다.

수사팀의 반응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검찰총장이 수사팀과 사전 교감도 없이 수사 대상자 신병처리 문제를 두고 언론플레이를 한 셈이라는 지적과 함께 수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총장이라면 검찰 수장으로서 자신의 말이 갖는 무게를 알 것"이라면서 "수사 실무 라인과 일정한 교감이나 조율 없이 구체적인 수사 방향에 관한 입장을 말하는 건 수사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