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 수수료 놓고 갈등의 골 깊어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카드결제 수수료를 놓고 보험사와 신용카드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9일 '국내외 지급카드 수수료의 특징 및 시사점'을 통해 우리나라의 체크·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85%, 직불카드는 1.5%로 0.15%인 네덜란드나 덴마크, 0.2%인 벨기에, 스위스 등에 비해 10배 안팎으로 높다고 전했다.

또한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우리나라는 2.08% 수준이지만 프랑스는 0.7%, 호주는 0.8%, 덴마크는 0.95%에 불과하다며, 12개국 중 11곳이 우리나라보다 수수료율이 낮다고 꼬집었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카드사들은 영업상의 비밀이라며 각 업종별 연체율이나 카드 수수료 책정기준 등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의 카드 수수료 체계는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했다.카드사들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해외는 은행들이 주로 카드업을 영위하고 있어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반면 국내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해외에 비해 높은 금리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내 신용카드 결제시스템과 상이한 해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체크카드의 경우 자금조달 비용 및 대손비용이 없는 반면 현금서비스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각종 포인트적립 및 할인혜택 등 신용카드와 똑같은 회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유럽은 국내와 달리 회원 중심이 아닌 가맹점 중심의 신용카드 정책이 결정됨에 따라 회원에 대한 각종 수수료 인상 및 신설, 회원 서비스 축소 등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을 보전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다며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카드사를 직접 공격하는 강경책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ㆍ대한ㆍ교보 등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외국계 보험사들은 고객들의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광호 기자 k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