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채권단 요청 시 현대그룹 佛예금 조사 검토"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금융당국은 현대건설 채권단이 공식적으로 요청할 경우 현대그룹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예금 1조2000억원에 대해 조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권한 밖의 부분에 대해 금융당국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협조가 가능한 사안인지 검토한 후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채권단에서 정당한 사유를 들어 공식적으로 조사를 요청한다면 검토할 수는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도 조사 권한은 없기 때문에 조사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범위는 한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현대차그룹이 금융당국에 현대그룹의 자금 출처 및 성격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못 박았다. 채권단도 아니고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자금 출처에 대해 조사를 요청한다는 게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아직 채권단 측에서 현대그룹의 나티시스은행 예금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다.채권단은 우선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에서 추가 자료 요구에 현대그룹이 응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금융당국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메릴린치·우리투자증권·산업은행 등 현대건설 공동매각주간사는 현대그룹 측에 내달 7일까지 나티시스은행 자금 등에 대해 증빙자료를 제출토록 요청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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