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매년 2000억원 시너지 낸다

김승유 회장, 오늘 오후 英 런던서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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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참 좋은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하나금융지주가 4조6888억원에 전격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한 가운데 하나은행과 합치지 않고 하나의 금융지주 아래 2개의 은행을 유지하는 독립경영 체제를 전격 선언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유지하도록 하는 '더블 뱅크·더블 브랜드(Double Bank·Double Brand)' 체제로 매년 2000억원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외환은행 주식 51.02%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중복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하나은행은 가계금융과 자산 관리, 외환은행은 외환 업무와 기업 금융 등 각자의 장점을 살려 전문영역을 특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도 과감히 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2~3년 후 어느정도 조직이 안정되면 합병에 나설 수 있다.

김종열 사장은 "통합 작업을 빨리 시작 할수록 시너지 효과도 커진다"며 "컨설팅 결과 매년 수익성 측면에서 1410억원, 비용절감으로 540억원 등 매년 1950억원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내년 2~3월께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가 승인될 때까지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내부 조달이 가능한 자금이 2조원 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로 2조70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하나금융은 이사회에서 자회사 배당과 지주회사 회사채 발행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되, 새로운 투자자 대상(제3자 배정)의 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칼라일그룹과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등의 외국계 사모펀드들과도 출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감을 잠재우는 것도 숙제다. 하나금융은 3~5년에 걸쳐 두 은행의 임금체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되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중복된 업무의 경우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고하겠다는 것은 아니라 새로운 일을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스타의 과세 문제를 둘러싼 국세청과의 갈등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김 회장과의 매매계약 체결 후 "세금을 내야 한다면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매각차익 약 2조5000억원에 대한 22%인 약 5500억원에 증권거래세를 더해 약 5700억원의 세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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