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물량 40% 감소..전세 불안 심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40% 가까이 줄어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총 18만947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보다는 36.8%, 최근 10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보다는 39.6%가 감소한 것이다.수도권에선 내년 입주량이 서울(3만9천40가구)과 인천(2만2917가구)에서 올해보다 6.1%, 24.3% 각각 늘지만 경기지역(4만7131)의 감소폭이 59.1%나 돼 전체 입주량이 올해보다 36% 준다. 서울의 경우 한강 이남 지역이 2만2289가구로 올해(8만700가구)보다 56% 증가하는 반면 한강 이북은 1만6751가구로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내년 입주 물량은 8만384가구로, 올해(12만9248가구)보다 37.8%가 감소한다. 특히 강원도의 입주물량은 올해(5066가구) 보다 79.9%가 급감한 1020가구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집 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부산시(1만782가구)와 대구시(5248가구)도 내년 입주물량 역시 올해보다 각각 26.2%, 58.4%씩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13만3500여 가구, 85㎡ 초과 중대형이 5만900여 가구로 중소형이 전체 입주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내년도 입주물량이 이처럼 크게 감소하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와 2008년 하반기부터 몰아친 세계 금융위기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되며 민간 건설사의 미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도 결과적으로 내년 입주물량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물량 감소로 올 가을 전세 시장 불안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세시장이 소형을 중심으로 월세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급감하고 광역권도 두자릿수 이상 입주물량이 감소한다"며 "내년 전세가격이 3~4%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매시장은 구매수요가 위축돼 있고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내년 집 값 상승폭은 1~2%대 내외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허 연구위원은 "주택수요가 매매에서 임차로 옮겨가고 있어 새로운 임대주택시장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급 주택의 임차를 원하는 고소득층, 외국인 등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특화된 임대차 주택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입주물량 40% 감소..전세 불안 심화 원본보기 아이콘




이은정 기자 mybang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