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생태계 가치도 자산으로 계산한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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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이는 이 일에 세계은행(WB)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28일(현지시간) CNN은 세계은행이 향후 5년간 생태계의 가치를 국가 자산으로 환산하는 작업을 통해 환경의 가치를 수치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와 인도가 이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렌 에반 세계은행 환경국장은 "파괴된 서식지와 생태계를 복구하려면 우선 환경의 금전적 가치를 적절히 평가해야만 한다"며 "이럴 경우 각국 재무장관들은 자국 자산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 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고 환경보호 대 자원개발의 가치도 서로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려는 시도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생태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TEEB)'이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UNEP는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고 있는 생물다양성조약 제10차 회의에서 TEEB를 발표했다. TEEB에 따르면 생태계의 경제적 가치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하루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대 4조5000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TEEB에 착안, 각국 정부의 경제적 결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 문제를 새우 양식장에 비유해 "맹그로브 숲을 새우 양식장으로 바꾸려고 할 때 단순히 새우 양식장의 수입에서 양식장 건설 비용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해서는 안된다"며 "새우 양식장 건설로 방풍림과 다른 물고기 등이 사라지는 것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각국의 GDP와 수입을 측정하는 데 매우 복잡한 다른 요소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각국 정부와 세계은행, 민간이 손을 잡고 세계은행의 계획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개발도상국의 생물다양성 보존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영국은 삼림 보호에 1억6000만달러, 스페인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보존을 위해 68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세계은행은 환경보호펀드 '세이브 아워 스피시즈(Save Our Species·SOS)'에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기업에도 지원을 촉구했다.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휴대폰회사 노키아가 기업 중에서는 첫 주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커시 서머넌 노키아 부회장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도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 종과 우리 자신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SOS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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