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임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려주는 회사도 있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제조일 05.07(음력), 용도 필터사업본부장, 소비전력 싱싱한 회·김치찌개.'
'인정 받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므로 잦은 칭찬과 존경심을 표현하면 제품 성능 향상에 좋습니다'
'창의적이고 실천력이 강한 사람과 결합하면 최고의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옵션이 작동됩니다'

웅진케미칼 의 임원실 앞에 부착돼 있는 해당 임원의 사용설명서에 나온 내용이다. 전자제품에나 있을 법한 사용설명서를 임원들에게 적용시킨 이색적인 풍경이다.웅진케미칼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섬유화학업체로 39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웅진케미칼이 사내 임원·직원들 사이의 소통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며 임원 '사용설명서'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임원 사용설명서는 임원과 직원사이에 생기는 벽을 허물어 사내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디어다. 임원의 나이와 특징, 좋아하는 음식, 근무스타일 등을 정리해 제작됐다. 일종의 인물소개서로 성격유형검사(MBTI) 결과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개인의 성격 특징도 사용설명서에 포함돼 있다.

이 임원과 근무를 할 경우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를 쉽고 재밌게 설명해 직원들의 호응도 좋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임원들의 MBTI 검사를 바탕으로 만든 임원 사용설명서를 각 임원들의 사무실 앞에 부착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임원들의 소식을 '사용설명서'라는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직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웅진케미칼은 이 같은 작은 부분을 통해 임직원간 소통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임원뿐만 아니라 팀장과 팀원들도 개개인의 특징과 업무 스타일을 적은 미니보드를 만들어 공유하며 최고경영자(CEO) 러브레터를 통해 가볍고 경쾌한 주제로 CEO와 편지를 주고받는 게시판도 운영한다.

또 펀(Fun)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유연근무제, 신입사원 부모님께 보내는 감사편지, 임직원 기 살리기 이벤트(자녀 입학 선물)와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작은 변화를 시작으로 직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며 "소통을 통해 더 창의적인 업무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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