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무빙워크, 출퇴근 시간은 더 빠르다?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 고속 무빙워크. 고속열차 떼제베와 지하철 역을 잇는 구간.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 고속 무빙워크. 고속열차 떼제베와 지하철 역을 잇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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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역 고속 무빙워크(자동도보)의 속도는 시속 4.3km로 현재 설치돼 있는 무빙워크 중 최고속도를 자랑한다. 시간을 중시하는 프랑스 시민들을 위해 설치된 이 무빙워크가 바쁜 출퇴근 이용자들을 위해선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무빙워크는 환승역, 관광지, 상업시설, 회사 밀집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설치돼 있으며 탑승자의 빠른 이동을 돕고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프랑스에서 지난 2002년 이 무빙워크가 설치될 당시 속도는 시속 11km. '빠르게 회전하는 양탄자'라고 이름이 붙은 초고속 무빙워크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탑승자들의 잇단 부상 사고로 인해 7.2km, 그래도 부상자가 발생하자 4.3km로 감속해 9년째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무빙워크 속도는 분당 30~40m, 즉 시속 1.8~2.4km로 3번이나 속도를 감속한 프랑스의 무빙워크에 비해도 절반의 속도로 움직이는 셈이다.

우리나라 무빙워크 활용도는 어떨까. 국내 지하철 내 배치된 무비워크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 30분,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가동되고 나머지 시간은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각 역장 판단에 의해 탄력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현재 속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진국의 (무빙워크가) 빠르게 운행되는 것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많이 검토도 해봤으나 현재 속도에도 손가락이 끼이거나, 사고를 당하는 탑승자가 있어 사고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우리(도시철도공사)로선 지금이 가장 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는 효율적인 이동수단인 무빙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지정해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프랑스 무빙워크를 이용한 사람은 '누가 등을 떠미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바쁜 출퇴근 시간 이용객을 적극 돕기 위해 마련된 방안인 만큼 이용자들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빙워크를 더 빠르게 운행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높이지 못하는 것은 안전사고 때문"이라며 "프랑스나 캐나다처럼 (무빙워크를) 4.3~7km로 운행해도 국내보다 안전사고가 적은 이유는 무빙워크 이용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안전요원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도 이런 무빙워크를 위한 안전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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