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모계 큰손 이덕순, 한국서 가수데뷔 예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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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이덕순씨(48)는 모자제조업체 회장이자 일본 최고의 스모선수가 소속된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그리고 늦은 나이이지만 가수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렇듯 독특한 이력답게 이야기 거리도 풍성할 터. 세 사람 몫을 해내고 있는 그녀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샅샅이 파헤쳤다.
이덕순대표(중앙)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오른쪽)

이덕순대표(중앙)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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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몽골출신에다가 25살이라는 약관의 나이에 스모(일본씨름)계를 평정한 ‘요코주나’(스모의 최고 등급)하쿠호 쇼. 그는 현재 50연승 가도를 달리며 최다연승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로 인해 하쿠호 쇼는 일본 국민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스타이다. 이런 하쿠호를 관리해주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인 사업가 이덕순씨다. 이덕순씨는 하쿠호가 소속된 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이다. 서로의 고국인 한국과 몽골이 아닌 제 3국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들이 인연은 어떤 것일까?.

이덕순대표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왼쪽)

이덕순대표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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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다른 사업을 하고 있을 때 스모선수 출신인 아는 지인의 소개로 처음 인연이 됐어요. 만나보니 사람이 수더분하고 괜찮더라고요. 하쿠호도 몽골이 고향이고 저도 한국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처지라서 동병상련을 느끼게 됐죠. 딱딱한 사무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의지하고 힘이 돼주는 친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이들을 연결한 단단한 끈은 바로 '추억'이었다.“작년인가 하쿠호가 저에게 상의를 해왔어요. 하쿠호는 고국인 몽골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인가 해주고 싶어 했죠. 좋은 생각이다 싶어 몽골의 추운 날씨를 고려해 따뜻한 모자를 2000개 정도 후원해줬어요”
이덕순대표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왼쪽)

이덕순대표와 일본 ‘요코주나’ 하쿠호 쇼(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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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순씨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드림통상’은 한국과 중국에 대형 공장을 가지고 있는 모자제작 전문업체이다. 현재 중국에는 넷째 남동생인 이선호씨가 그리고 한국에는 막내 이선기씨가 각 각 사업체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덕순씨에게 있어 모자는 특별한 의미로 와 닿는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 제 꿈이 2개가 있었는데 모자사업은 그 꿈 중 하나였죠. 제 남동생 2명이 사업을 맡아 건실한 사업체로 잘 이끌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동생들이 내 꿈을 이뤄줬다고 보면 되겠네요”(웃음)
중국내 '드림통상' 전경

중국내 '드림통상'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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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렸을 때 자신의 또 다른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19살이란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현해탄을 건넜다.

“어렸을 때부터 고전무용을 배웠고, 노래와 음악에 재능이 있었어요. 마침 일본의 프로덕션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었고, 기회다 싶어 일본에 건너가게 됐죠.”

당시 기억을 떠올리는 이덕순씨.
어린 나이에 가족들과 떨어져 머나먼 타향살이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당시 그녀는 한국을 떠나 일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다.

“일본에 도착해 가수준비를 하고 있을 때 프로덕션이 망해버렸어요. 이때 한국에서 목장업을 운영하시던 부모님의 사업도 위기를 맞게 됐고 도저히 가수를 준비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당장 동생들 학비를 대주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순간에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노력한 그녀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운좋게도 한국교포인 사업가를 만나게 돼 어렵사리 사업기회를 얻게 됐죠. 한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클럽이었는데 외관 뿐 아니라 흘러나오는 노래까지 다 한국음악이었죠. 의외로 한국문화를 즐기고 싶은 일본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지면서 사업이 크게 성공했어요. 한국에 있는 동생들을 일본에 불러들여 학업을 마치게 했구요”

이후 그녀는 남다른 사업수완으로 모자제조사업과 스포츠매니지먼트까지 영역을 넓히며 성공가도를 내달린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 가슴 한 구석엔 가수로서 꿈을 이루지 못한 응어리가 남아있었다.

“늘 마음속에는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제가 운영하는 클럽 무대에도 직접 올라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달래고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가수 김정호의 ‘님’이라는 곡을 불렀는데 한 일본 남성분이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분은 일본의 유명 작곡가 ‘스기모토 마사토’ 선생님이었어요”. 그는 당시 가슴 벅찼던 순간을 정확히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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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순씨는 “딱히 제가 겪은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 분은 저의 가슴속 한을 다 들여다보셨더라고요. 제 노래에 감명을 받았는지 슬프다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선물로 주셨어요”(웃음)

이덕순씨가 이렇게 좋은 곡을 받은 지도 어느 덧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최근 가수로서 꿈을 이룰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최근 그녀는 한국에서 과거 자신이 데리고 있던 가수 홍원빈의 소개로 인우기획 홍익선 대표와 만나게 됐다. 이 자리에서 그녀의 사연을 알게 된 홍대표의 배려로 소속 가수이자 작사가로 활동하는 김종환에게 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홍대표님이 나에게 나이가 들었어도 가수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인연이 아닐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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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의 행복한 삶을 영유해갈 그의 무대가 자꾸만 기다려진다.



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 yjchoi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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