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중수 총재 '커지는 고민'…경제 불확실성 증대

일차적인 목표는 물가지만 환율 변수 대두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적 요건이 과거에 비해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예전 금통위도 그랬겠지만 지금은 더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결정에 고민이 적잖음을 짐작케 하는 발언이다. 시장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그는 무엇보다 한은의 일차적인 정책 목표가 물가안정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국제 환율전쟁 등 대외적인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최근의 물가 상승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이상 기온에 의해 급등한 농산물 가격 요인을 제거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라고 밝혔다.이상 기온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므로 보다 중요한 변수로 환율을 고려한 셈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통위원들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음은 김 총재의 일문일답 내용.

▲원화 강세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한 것인지.

-일반적으로 경제를 운용함에 있어 몇가지를 고려한다. 환율과 금리가 대표적 요인이다. 물가와 개방 정도 등도 고려한다. 통화의 효과성, 환율의 변동성, 자본시장의 개방 이 세가지는 동시에 얻을 수 없다. 변수들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번 금리 동결에 환율을 본 건 맞지만 환율 하나만 본 건 아니다. 물가안정을 책임진 상황에서 금리를 유일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첫번째로 보는 건 물가다. 모든 경제활동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것도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번에 부동산이나 자본시장 환율도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잇다. 최근 국제금융 상황이 절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금통위원들이 고민하고 있다.

▲환율이 변수라면 상당 기간 금리인상이 어려운 게 아닌지.

-환율은 하나의 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거만 고려해서 금리를 결정하는 건 아니다. 그 변수의 절박감을 얘기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금리는 거시변수 등 모든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변수들도 고려해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

▲통화정책이 실물정책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할 때 7월 금리 인상이 향후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금리 정책에 효과가 어느 정도의 시차가 있는 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하는 게 좋다는 주장이 나온다. 9월 물가 상승률이 채소 등을 제하면 2.9%가 된다고 말한 건 매우 세밀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4분기 이후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3%를 넘는다고 계속 얘기해왔다. 현 상태로는 우리의 의사결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대응할 만한 기간이 되는 것이냐는 유심히 검토·연구할 것이다.

▲환율전쟁이 향후에 우리 경제에 하방리스크를 키울 수 잇다는 걸로 보는지.

-환율전쟁은 우리 경제에 상방 위험보다는 분명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대외여건이 매우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맥락에서 보면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위험도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다. 서로 어떤 공조체제를 통해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 공론이 이뤄질 것이다. 그때는 우리 나름대로 또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측깜박이를 켜면 우회전한다고 얘기했는데 톨게이트를 벌써 3번 지났는데 우회전 안 하고 있다. 신호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지.

-방향과 타이밍에 관한 문제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있고 언제 갈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는 게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의 내용이 어떤 것이냐도 중요하다. 미국이 국채만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로 될 것인지를 봐야 한다. 소통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금통위 입장에서는 타이밍을 생각하는 어려움이 있다.

▲우회전한다는 기조가 살아있다면 연말까지 금통위가 두번 남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우회전 기조가 허언이 되는 게 아니냐.

-기본적으로 거의 3%에 가까운 물가상승이 유지되고 있다. 기조는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연말까지 어떡할 것이냐는 문제는 굉장히 답변하기 어렵다. 내달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세워서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예단하기 어렵다. 과거에 해왔던 단어를 쓴다면 기조적으로 물가의 인상압력에 대한 유의성은 계속 갖고 있다. 단지 대내외적으로 벌어지는 상황,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측깜박이를 너무 오래 키면 뒤에서 헷갈릴 수박에 없는데, 꺼야 하나. 기대인플레이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막아야 하지 않나.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 한은에서는 없는 거 같은데, 정부가 물가안정에 나서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번 금리 동결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가 및 기대인플레이션 대비책은 있는지.

-한은은 통화정책 수단이 금리 하나다. 금리로써 통화정책을 실행해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예상치 못한 이상 기온에 의한 물가 급등 요인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대외적 충격에 의한 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해소될 것으로 본다. 현재에서 우회전 기조를 바꾸면 그것도 상당한 시그널이 될 것이다. 그걸 바꾸려면 뒷받침이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인플레에 대한 예측에 별로 변화가 없다. 타이밍을 잘 잡아서 적절히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동산이나 환율을 보지 않고 금리를 정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과 같은 위중한 시기에 다른 변수를 보고 결정하는 건 적절하다. 물론 기본적으로 물가를 본다. 그외 다른 중요한 변수가 생길 때는 그것도 안 볼 수가 없다.

▲어제 일본이 우리나라의 주요 20개국(G20) 회의의 리더십 문제와 환율시장 개입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일반적으로 외환당국이 환율에 대해 얘기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가격 변수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단해줄 수 있다. 가격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문제가 아니다. 복수의 나라가 관계된다. 그런 문제에 대해 특정 나라가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 반대로 제가 그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코멘트 안 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 G20 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어느 정도 논의되는 게 좋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특정 변수에 대해 얘기해서는 잘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 많이 논의했으면 좋겠다.

▲어제 중국이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논의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강하게 얘기했는데 중국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이 문제가 의제로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특정 나라에 대해 한국 중앙은행 총재가 얘기하는 자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나라 이름을 빼고 얘기하겠다. 거시경제 운용을 논의할 때 성장에 대해서, 전략에 대해서 다 논의하게 돼있다. 거기서 환율 변수를 빼고 논의가 되겠나. 안 된다. 거시경제를 논의하면서 그런 변수들이 빠질 수 없다. 과거와 다른 게 뭐냐면 과거엔 서로 상호평가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전체의 균형을 이뤄가느냐에 대해 하나의 대안을 이뤄가는 게 이번 회의의 핵심이다. 경제는 항상 동태적으로 변화해간다.

▲환율을 급박한 변수로 보나.

-그보다는 지금 국제금융의 상황이 매우 급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주 2주 전만 해도 이 문제가 이렇게 강한 톤으로 서로 얘기할 거라고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오랫동안 잠복해 있었고 세계 경제 불균형은 언젠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지금이 과거보다 훨씬 불확실한 시대다. 예상치 못했던 요인인데 어떻게 이 환경에서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냐는 우리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다룰 수박에 없다.

▲일본이나 미국을 보면 과연 지금 현 수준의 우리 환율이 그렇게 고심을 할 정도로 위험상황 내지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인지

-외환당국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환율 수준에 대해서 위험하다 아니다, 높다 낮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다. 제 입장에서 환율 수준에 대해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 우리나라가 뭘 걱정해야 되느냐를 말씀드리면 우리가 어려운 게 아니라 세계가 어렵게 간다는 점이다. 양적 완화 정책이라는 게 금리와 환율하고 다 영향을 미친다. 우리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내부만 보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 높고 낮으냐늘 떠나서 근본적으로 외국이 워낙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그것을 파악하기 전에 움직인다는 게 어떤 사태를 가져올 것이냐. 불확실이 해소되기 전에 행동하는 건 위험을 가져온다.

▲GDP갭을 그동안 많이 강조했는데 어떻게 돼 가는지

-GDP갭이 매일이나 매달 변하지는 않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변하는 것이다. 우리의 포텐셜 GDP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냐 회복이 예전대로 될 것이냐, 아니면 달라질 것이냐는 부분은 점검이 필요하다. 이런 거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경제상황이 변하는 것만 알면 GDP갭에 대해 감을 가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지난달 이상의 추가 정보는 없고 그 경로를 가고 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인데 현 금리가 너무 낮은 게 아닌지

-지금이 저금리 상태라는 거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국내의 모든 여건만 보고 결정하기는 어렵다. 다 연결돼 잇기 때문에. 일본의 이번 양적 완환 이자율도 봐야 하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 국제적으로 다 저금리 시대다. 이 상황이 계속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타이밍의 문제다.

▲현재가 과잉유동성 상황이라고 보는지. 그렇다면 어떤 위험이 예상되는지, 부동산 등 기타 자산버블의 가능성 없다고 보는지.

-확률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냐의 문제지 절대적으로 이건 안 일어난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 것이냐의 문제다. 대표적으로 그린스펀의 수수께끼가 있듯이 우리나라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시장의 수급상황이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나 정책수단을 쓸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냐는 검토가 필요하다. 이게 지속되면 자산버블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장 우리나라 자산버블 개연성을 걱정하거나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라는 것은 언제든지 동태적으로 움직일 수 잇기 때문에 그런 걸 간과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지내진 않겠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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