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은 없다”

조웅래 선양 회장, 벨소리 기업 ‘5425’에서 충남-대전지역 대표 소주회사 CEO 되기까지

조웅래 선양 회장.

조웅래 선양 회장.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아시아초대석]
회사 매각설은 '뜬 소문'···5년 안에 중견기업 도전
종합주류회사로 발돋움, 술 원액 개발, 수출도 추진 대담=왕성상 중부취재본부장


“전국적으로 통할 수 있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무기로 시장을 두들겨야 한다. 한번 실패했다고 포기하면 안 돼요. 그 때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도전한다.”

(주)선양의 조웅래(52) 회장은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친 듯한 열정이 없으면 위대한 성취는 어렵다)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그래서 모든 일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시장을 평정한 ‘5425’로 출발, 충남권 술 회사인 선양을 사들여 ‘린’소주를 히트시키고 최근 맨발 마사이마라톤 붐을 일으키기까지 그의 성공스토리엔 특별한 콘텐츠가 있다.

지난 세월, 그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참신한 아이디어 창출과 완전한 몰입’이란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업경영에 실천하며 계족산 맨발 마라톤대회와 맨발 걷기행사, 숲속음악회, 피톤치드 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에코힐링(Eco-healing)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조 회장은 “향토기업으로만 머물고 싶지 않다. 다른 지역 및 해외에서 돈을 벌어와 고용창출 등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은 바탕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서 “5년 안에 와인, 보드카, 위스키에 경쟁할 수 있는 좋은 술을 만들어 발돋움하는 전기를 만들겠다. 에코원 선양은 이를 위해 소주 원액에 대한 연구 등을 차분히 준비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나도는 회사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마라톤 하는 경영인’, 조 회장을 대전에 있는 집무실에서 만나 선양의 지난날과 현재, 앞날 등을 들어봤다.

-선양하면 소주보다 계족산 맨발마라톤대회로 더 유명하다.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됐다. 골프를 못하므로 누가 오면 산 밑에서부터 한 바퀴 도는 행사를 많이 했다. 2006년 4월초 아는 사람들이 와서 행사를 해야 되는데 2명의 여자 분이 하이힐을 신었다. 신을 친구와 함께 벗어주고 양말인 채로 걸었다. 걷고 나니 발은 아팠지만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 뒤론 늘 맨발로 계족산을 걸었다. 맨발걷기의 느낌이 너무 좋아 더 많은 사람들이 맨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행사를 열고 있다.

신을 벗지 못하는 제한요소는 남들의 시선과 벗고 다닐 때 발에 상처 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다 함께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대회로 마사이마라톤대회를 만들었다.

-향토기업으로서 마사이마라톤대회가 회사이미지를 높였다는 평이다.
▲계족산에 황토를 깔겠다는 제안에 주변 사람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황톳길을 만들고 마사이마라톤, 피톤치드마라톤, 맨발 걷기대회와 숲속 음악회를 연 건 향토기업으로서 시민들에게 쉼터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봐 지난해 ‘대전시민대상 화합장’을 받았다. 이제 계족산이 대전 시민 누구나 즐겨 찾는 쉼터가 되고 전국적으로도 알려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마사이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 여성이 15km를 맨발로 달려 골인하고 있다.

마사이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 여성이 15km를 맨발로 달려 골인하고 있다.


-회사이미지를 높여가는 가운데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100% 뜬 소문이다. 2004년 선양 인수와 함께 제 가족은 물론 5425본사까지 대전으로 옮겼다. 그 때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대전에 있는 충남고로 입학시켰다. 지금은 충남대를 다니다 군복무 중이다.

소문이 퍼지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만든 얘기다. 기업을 팔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금 선양을 팔 이유가 없다. 돈이 필요한 것도, 회사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내가 다른 사업을 해야 될 이유가 없다. 다른 사업도 잘 되고 있다. 흑자를 내고 잘 돌아간다. 팔려면 뭐하려고 황토 흙을 깔고 지역에 이바지하겠나. (선양은 ‘매각설’이 계속 퍼지자 얼마 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전 소주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 업체로서 어려움은.
▲향토기업이지만 인수할 때 30%대 시장점유율을 보이다가 지금은 65%로 올라갔다. ‘시장을 탈환했다’는 말이 맞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커왔고 시장은 늘 경쟁하는 구도다. ‘자신 있다, 없다’를 떠나 최선을 다해왔듯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남과 같이하면 안 된다. 차별화해야 한다. 남이 하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

‘O₂린’ 소주는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낫게 한다는 기본개념에 따라 소주에 산소를 넣자는 생각에서 선보였다. O린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충남대 권광일 교수팀은 산소가 많이 든 소주가 술이 빨리 깨는 등 숙취를 푸는데 좋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제학술지인 ‘알코올중독의 치료와 연구(ACER)’에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 도전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제 시작이다. 기존 소주보다 보리소주 ‘맥’의 반응이 좋다. 미국, 동남아권도 품질우수성을 많이 인정해줬다. 어떻게 보면 과학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에서 인정해준 것으로 수출상담 때 ‘어떻게 산소를 넣으려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걸 굉장히 높게 쳐준다. 수출에 희망이 보인다.

-충남권 향토기업이지만 천안, 아산에선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
▲소주는 소비재다. 소비재는 소비자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에 나름대로 지역 업체지만 믿음의 바탕을 갖추지 못한 게 큰 원인이다. 하나하나 풀어가 먼 관점에서 해가야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신뢰를 되찾는 게 중요하다.

-어떤 계획이 있나.
▲38년이 됐지만 회사 외형을 키우긴 어렵다. 5년 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바탕을 다지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는 소비재를 팔고 향토기업으로서 역할 등 신뢰를 되찾는 단계였다고 보면 앞으로는 새로운 도약을 해야 된다.

목표의 한 축은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준비 중이다. 그리고 종합주류메이커의 면모도 갖출 예정이다.

-수도권 진출이 쉽잖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회사목표이기도 하다. 본격 진출을 꾀했다기보다 시장을 두드려봤지만 큰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다시 준비해서 도전하겠다. 기존의 녹색병 소주로 우리보다 덩치가 큰 회사와 싸우겠다는 건 무모한 발상이다. 전국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무기’로 차별화 중장기 플랜을 짜겠다.

-제품 차별화 전략은.
▲제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준비한 원액들이 아주 많다. 새 제품들을 개발, 시장을 두드려보고 실패해도 또 도전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왜 실패했는지 분석하고 늘 문을 두드릴 것이다.

-‘러시아와 새 사업을 펼친다’는 얘기가 들린다.
▲원액들이 많아 주질, 도수 등을 달리한 술들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의 보드카와 비슷한 술도 있다. 그래서 그 쪽에서 제안을 받았다. 와인, 보드카, 위스키와 경쟁할 수 있는 술로 발돋움하는 전기를 만들겠다. 보드카와 비슷한 술의 해외 판매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벤처 1세대로서 창업에 뜻을 둔 후배들에게 도움말을 해준다면….
▲가장 중요한 건 뚜렷한 목표다. 너무 높이 잡아도 안 된다. 목표를 세워 열심히 뛰다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온다. 목표를 향해 열과 성을 다하는 것, 미치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기업도 그렇다. 무조건 대세를 따르는 게 아니라 남이 가지 않는 길을 뚫고 가야한다.



정리=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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