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대 초반 환율에 대비할 때

[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1000원대 초반의 환율을 각오하고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CJ경영연구소 김경원 소장은 저환율 시대가 도래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기업과 산업구조 전반에 걸친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올 연말에는 달러대 원화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가고 장기적으로는 1000원대 초반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의 대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비롯한 중국 위안화 절상, 일본 엔고 문제 등의 외적 요인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견고한 한국 자본시장과 높은 금리, 지금껏 정부가 유지해온 고환율 정책 등의 내적 요인들이 이러한 전망의 요인으로 꼽혔다. 김 소장은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돼 온 환율에 대해 국외에서는 원화 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이는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자본의 유인요소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을 끌어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개입에 의한 인위적인 환율 조정 가능성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김 소장은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소장은 " 세계적인 환율 전쟁 속에 급격히 내려앉고 있는 환율은 이미 우리 힘만으로는 제어하기 힘든 상황으로 적절치 못한 대처는 오히려 소탐대실의 우려가 있다"며 "제한적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는 최근의 '선물환 규제' 정도가 최선의 방책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G20 회담 이후 우리 정부가 국제 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데 있어 얼마만큼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느냐가 적정 수준의 환율을 유지하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지속적인 환율 하락이 전망되는 가운데 김 소장은 한국 기업, 산업구조의 혁신과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높은 환율에만 의지해서는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높은 환율은 당뇨환자에게 포도당을 주사하며 일시적인 호전을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고환율에 기댄 가격경쟁력 보다 이제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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