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밖 국가들, IMF 쿼터개혁·금융안전망 어떻게 볼까?

'인도는 찬성 하나, 사우디는 반대 둘'… 동상이몽(同床異夢)

[워싱턴=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에게도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은 뜨거운 감자다.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갈리는 까닭이다. 한국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방점을 찍고자 하는 세계 금융안전망(FSN)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결론은 제각각. 각자 처한 입장이 달라서다. 7일(워싱턴 현지시각)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순서대로 만난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과 알 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 힐데브란트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도 '동상이몽(同床異夢)' 중이었다. 윤 장관은 8일 개막하는 IMF-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인도 '찬성 하나 유보 하나'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은 윤 장관과 만나 "현재 IMF의 쿼터 계산 방식이 인도의 경제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최소 5% 이상 쿼터가 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등 신흥국과 입장을 같이한다는 얘기다. 한국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 짓고자 하는 세계 금융안전망(FSN) 구축 구상에 대해서는 "좋은 접근법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중장기 과제"라며 판단을 미뤘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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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반대 둘'
반면 알 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은 "IMF의 쿼터 이전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쿼터 개혁 논의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알 아사프 장관은 "쿼터 개혁은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전하는 게 중요하며,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11월로 마감 시한을 정한 G20의 일정표가 마뜩지 않음을 드러냈다. 한국이 공들이는 FSN 구상 역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전했다.

한편 힐데브란트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IMF 개혁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달 자본·유동성 건전화 방안(바젤Ⅲ)가 합의된 만큼 이제는 제대로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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