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레이싱] '부모의 자격' 말은 더 엄격하다

▲ 교배 장면

▲ 교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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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사람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려면 철이 들고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경주마들의 세계에는 더욱 엄격한 '부모의 자격'이 있어서 아무 말이나 자식을 낳을 수 없다.

KRA 한국마사회(회장 김광원)는 경주마가 부모의 자격을 갖췄는지 유전 능력을 수치로 평가하는 모델을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동으로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바로 '말 유전능력 평가모형'이다. 이 모델에 따라 말들은 부모로서의 능력을 점수로 평가받는데 이 점수를 '육종가(育種價)'라고 한다. 육종가는 '0'을 기준으로 하는데 우수한 유전능력을 갖춘 말일수록 더 작은 수를 부여 받는다. 마사회 혈통정보 홈페이지(http://studbook.kra.co.kr)에 따르면 자마(子馬)가 4세까지 뛴 씨수말 중에서 육종가가 가장 좋은 단거리 씨수말은 '크릭캣'이다. 육종가는 매년 연초 산출되며 2009년 말 기준 '크릭캣'의 육종가는 -0.132다.

가장 육종가가 나쁜 단거리 씨수말은 0.006의 '선데이웰'이다. 중장거리로 기준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 중장거리 기준으로 가장 좋은 씨수말은 '디스틸드'로 -0.214의 육종가를 갖고 있다. 이는 '디스틸드'가 우수한 중장거리 경주마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씨암말들도 육종가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

한국마사회가 개발한 말 유전능력평가 모델은 경주 기록과 15가지 변수로 만들어진다. 성별, 연령은 물론 생산국, 기수, 조교사, 부담중량(말이 짊어질 수 있는 중량), 주로(모래)함수율 등 여러 가지 경주 성적 변수들이 미묘한 능력 차이를 가져온다. 현역시절 성적이 비슷해도 이러한 변수의 차이가 상이한 능력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사회의 유전능력평가모델은 '주성분 분석 통계기법'을 활용했는데 이는 말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독특한 방식이다. 지난 8월에는 모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외학술지 '라이브스톡 사이언스'에 해당 논문이 등재되기도 했다.

생산자는 마사회의 평가모델 덕분에 유리한 교배 선택을 할 수 있다. 일단 육종가를 통해 우수한 말들을 고르고 마사회 혈통홈페이지에 있는 '최적 교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씨암말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씨수말을 고르면 된다. 마사회가 제공하는 육종가와 궁합이 우수한 망아지 생산을 도와주는 것이다.

한국마사회 말등록원 이진우 차장은 "말유전능력평가모델에 의한 육종가는 생산자들에게 유용한 교배 정보로 제공하는 한편 씨수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장거리 기준으로 가장 좋은 씨수말로 평가 받고 있는 '디스틸드'

▲ 중장거리 기준으로 가장 좋은 씨수말로 평가 받고 있는 '디스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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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와 함께하는 체육대회 = '경마팬·기수 친선 체육대회'가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경마공원내 축구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축구, 피구, 단체줄넘기, 10인 11각, 풍선 터트리기 등 경마팬들과 기수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사)한국경마기수협회서울지부는 경마 팬과 기수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매년 친선 체육대회를 개최해왔으며 이번이 10회째다. 운동을 통해 경마팬들과 기수들 간의 건강한 유 대감을 쌓는 친선 체육대회는 경마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호응을 받아왔다.

이번 체육대회에 참가를 희망하는 경마팬은 기수 협회(02.509-1853~5) 또는 이메일(krjc03@yahoo.co.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중식 및 기념품이 제공되며 사전 신청자에 한해 경품 추첨을 통해 푸짐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KRA, 문화사업 기부금 50억 쾌척 = KRA는 지난 7일 'KRA와 함께하는 농촌희망재단'에 문화사업 기부금 50억원을 전달했다. 이날 김광원 KRA 회장은 농촌희망재단의 명예이사장으로 위촉됐다.

김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이념적 갈등, 세대간 갈등, 계층 간 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돼 있지만 문화예술은 이러한 갈등을 치유하고 모두가 화합하는 사회통합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RA가 전달한 문화사업기부금은 앞으로 문화예술공연 제작지원, 문화예술 교실 운영 등 문화·예술 관련사업에 전액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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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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