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 "통일세,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경비”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희태 국회의장은 27일 통일세 논란과 관련, "통일세를 논의하는 것은 통일을 가로막는 장벽을 우리 스스로, 미리 무너뜨리는데 재정적인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시대, 통일세 논의하자'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 "통일세는 통일된 이후의 세금이 아니라 통일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종태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박 의장은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급작스럽게 통일을 이룬 독일을 예로 들며 "모든 통일은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 우리 통일의 앞날에 열려있다"며 "지금 더 준비해야 한다. 통일세 뿐만 아니라 가지각색의 준비를 지금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우리가 북한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굶어 죽어가면서, 속박 받아가면서 그렇게 사느냐, 거기는 그렇게 용기 있는 국민이 없냐'고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 그들의 사고방식이 우리랑 완전히 다르다. 통일 이후 어떻게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국정목표를 정해서 함께 끌고나가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통일 전부터 왕래를 자유롭게 했었고, 물자교류도 했다. 정부 형태만 분리되었지, 어떤 의미에서는 일부 통일된 나라나 마찬가지였다"며 "우리는 말로는 통일해야 한다 하는데 준비된 게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장은 아울러 " 쌀을 보내준 게 통일인가? 수많은 이산가족 중 겨우 100~200명 만나게 한 것이 통일 준비인가? 정말 우리 깊이 생각해야한다"며 "말로만 떠들어선 안된다. 북한의 철의 장막에 구멍을 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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