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제 공조 강화 약속

-양국 정상 회동 앞두고 위안화 문제 언급 피해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2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글로벌 경제회복세를 촉진하기 위해 양국 간 경제문제 공조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원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앞두고 갖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다만 위안화 절상 및 무역 문제를 포함해 양국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중국과의 협력은 재정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경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균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도 "미국과 중국의 공통의 이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내년 언젠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를 위해 호의적인 상황을 조성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던 양국 정상은 회동을 앞두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지난 20일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일 것을 촉구하며 정치적 압력을 가했다. 그는 CNBC 주최로 전국에 생방송이 된 타운 홀 미팅에서 "위안화 는 여전히 저평가돼있다"며 "이는 중국 무역부문에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재정적자는 올해 첫 7개월 동안 지난해 같은기간의 1230억달러에서 1450억달러로 확대됐다. 올해 중국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일본을 제치고 2위 경제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월19일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선언했지만, 그 이후 위안화는 약 2% 절상에 그쳤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도 급격한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의중을 거듭 밝혔다.

전일 원 총리는 "위안화의 20% 절상은 중국에 심각한 일자리 손실과 사회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40% 수준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수용할 경우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엄청난 수의 중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며,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중국은 상당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대중 무역 불균형은 위안화 가치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적자와 실업 문제는 환율 문제 때문이 아니라 투자와 저축 등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의도적으로 무역흑자를 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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