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영업망 통합 시기와 방법은?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맥주 1위' 하이트맥주와 '소주 1위' 진로가 통합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로 다가온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규제가 풀리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들 두 회사는 통합을 놓고 어느정도선에서,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맥주와 소주는 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차이점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두 회사의 통합 밑그림은 어떤 것일까.이장규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하이트와 진로의 통합과 관련, 3가지의 국내 기업 통합사례를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우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R&D분야만 통합운영하고 그 외의 마케팅과 영업조직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트와 진로가 이를 준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맥주와 소주는 자동차와 달리 R&D 자체를 통합해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또 다른 합병사례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들었다. 신한은행은 당시 100년 전통의 조흥은행을 인수하면서 아예 조흥은행 이름을 없애고 신한은행으로 완전 흡수통합했다. 업계는 신한은행의 흡수합병 역시 하이트와 진로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간 조직문화가 워낙 다른데다, 소주와 맥주의 차별성 등이 흡수합병에 장애요인이 된다는 것.이 부회장은 끝으로 포스코의 사례도 언급했다. 포스코의 경우 포항에서 포항제철로 시작했지만 전남 광양에 제철소를 만들어 놓고 이를 별도 법인화하지 않은 채 제품별로 특화해서 포스코라는 큰 간판아래 두는 통합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제시한 위의 사례들중 하이트와 진로의 통합에 '전범'이 될 만한 사례는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와 진로는) 조직문화와 생산제품, 영업망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통합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두 회사가 통합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통합영업 규제가 없어진다고 해서 그 시점에서 바로 통합하는 것이 좋은 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통합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별도 영업을 계속할 것 것인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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