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고위 외교관 자녀, 외교부 요직도 독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전현직 외교통상부 고위직 자녀들이 외교부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에 따르면 외교통상부 본부에 근무 중인 고위직 외교관 자녀 20명 중 핵심요직인 북미국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5명이었다. 북미국은 외교부의 전통적인 핵심 부서로 기능직을 제외하고 26명이 근무 중이며,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본부 인원 707명 중 3.7%만 갈 수 있는 요직으로 고위직 외교관 자녀의 경우 7배에 가까운 높은 비율로 북미국에 배치됐다는 것이 홍 의원의 설명이다.

또 현재 재외공관에 근무 중인 6명의 고위직 자녀 대부분도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선호공관에 집중 배치됐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이들 6명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 자원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주미대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주일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주이태리대사관 등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북미국 등 요직을 고위직 외교관 자녀들이 독식한 결과를 보면 이들에게 인사상 특혜가 주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대를 이어 공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희생과 봉사의 자세로 타의 모범이 돼야하는데 반대로 특혜를 누리면 공직사회에 치명적인 폐해를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직 자녀가 선호보직을 독식하는 것은 일반 외교관 사기까지 저하시키는 일"이라며 "좋은 배경이 없으면 외교관이 되기 어렵고, 어렵게 외교관이 되어도 고위직 자제가 아니라 핵심부서에서 일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누가 몸을 던져 국익을 대변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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