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투자자 환호 받기 어렵네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먹튀’ 논란을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무대에서와 같은 '환호'를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비와 JYP Ent. 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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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튠엔터는 지난 1일 장종료 후 공시를 통해 소속가수인 비와의 수익 배분 비율을 7대 3에서 5대 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비가 계약금 및 용역비 명목으로 회사 매출보다 많은 돈을 받은데 이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산 데 따른 대책인 셈이다. 회사몫을 늘려 재무 상황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을 달래겠다는 복심이 보인다.다른 슈퍼스타들과 기획사간의 거래와 비교하면 7대 3 수익률 배분도 불합리한 것은 아니라는게 연예 업계의 평이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비의 기대와 다른 모습이다. 계약조건 변경에도 지난 2일 제이튠엔터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33% 하락한 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이 제이튠의 수익배분 조정 결정보다는 같은 날 공시된 지난해 실적에 더 주목한 결과다. 제이튠엔터은 지난해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서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록 군 입대가 내년으로 미뤄지긴 했지만 남은 활동기간이 길지 않아 수익배분 비율 조정이 재무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당초 비는 오는 9월28일 입대 예정이었으나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어 학업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 내년에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됐다.

투자자들은 비와 제이튠과의 전속계약 종료가 1년2개월여 앞둔 만큼 재계약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제이튠엔터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소속 가수 한 명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식 경영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이튠엔터와 비 역시 이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제이튠엔터의 한 관계자는 "아직 대외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다각화를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리가 되면 조만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제이튠의 사업 계획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제이튠엔터는 자회사 제이튠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의류 브랜드 '식스투파이브(6to5)'를 론칭하며 의류사업에 손을 덴 바 있다. 비의 유명세를 내세워 연매출 100억원을 장담했지만, 지난 6월 매장 운영권을 성주DND로 넘기며 사실상 폐업수순을 밟는 아픔을 겪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이튠엔터가 사업다각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에 의존하는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엔터산업 본연에 충실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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