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사'엔젤투자, 기업인이 나서야

[아시아경제 ]'엔젤(angel)투자'가 2000년 이후 시들해져 고사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담보없이 좋은 아이디어만 보고 투자해 창업자 입장에서는 천사같다는 '엔젤투자'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은 기술은 있는데 돈이 없는 창업자를 지원하는 토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엔젤투자에 해당하는 개인투자자 비중은 올 상반기 벤처캐피털 투자자 가운데 4.1%, 신규 투자펀드 중에는 2.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엔젤투자는 340억원 규모로 전체 벤처기업 투자액(8조원)의 0.4%에 그쳤다. 엔젤투자 펀드도 해마다 줄어 벤처 거품이 붕괴한 2000년 1291개 5493억 원에서 지난해 87개 346억원으로 격감했다. 엔젤투자는 개인투자자가 아무런 담보도 잡지 않고 주식지분만을 받은 뒤 돈을 대주는 것이다. 창업한 다음 완제품을 내놓는 시점에 돈을 대는 벤처캐피털과 달리 엔젤투자는 아이디어 차원의 초기 창업을 지원한다. 엔젤투자 감소는 투자자들이 위험이 많은 대신 성공하면 대박도 가능한 고위험ㆍ고수익(high riskㆍhigh return)형태를 피하고 보다 안전한 투자를 좇는 데 따른 것이다. 어찌보면 투자자들이 거품 붕괴에 당한 뒤 신중하게 돌다리를 두드리는 태도로 전환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기술자들이 '탁월한 기술'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믿지 않는 불신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한국 엔젤투자의 부진은 미국에서 '슈퍼엔젤(super angel)'들이 활약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전 구글 임원이었던 아이딘 센커크가 부자들을 대상으로 4000만달러를 모은 것을 비롯해 수천만달러의 투자펀드가 잇따라 생겨 기존 벤처캐피털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들은 돈을 번 다음 후배 사업가들에게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려는 문화적 전통에서 엔젤투자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척박한 한국의 투자 풍토에서 부러운 모습이다.

엔젤투자를 늘리는 데는 정부의 지원과 추가 세제혜택도 필요하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벤처로 돈을 번 기업인들이 현금을 쌓아 놓거나 엉뚱한 곳에 쓰기보다 후배 창업자를 지원 하는데 더 관심갖길 촉구한다. 투자와 함께 경영노하우도 전수해준다면 창업 성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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