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국가 디폴트 피하기 어렵다"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전 세계 각국이 디폴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정부의 노령 인구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25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의 아르노 마레스 애널리스트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정부 부담과 세수 늘리기 난항에 각국 정부가 '가벼운' 디폴트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에 따른 손실을 일부 국채 투자자들에게 부과할 것"이라며 "결국 국채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들이 약속을 어기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약속을 어기느냐”라며 “전 세계가 재정적자 위기에 있으며 이는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 초 그리스를 필두로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이날 유럽 주변국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았다. 그리스 국채와 독일 국채 간 스프래드는 900bp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5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을 마련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일랜드와 독일 국채 간 스프래드는 전일의 318bp에서 347bp로 올랐다. 마레스 애널리스트는 “정부 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산출하는 현재의 방법보다 인구 추세에 대비해 산출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DP는 과거 회고적인 지표인데다 정부가 확보할 수 있는 세수 규모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각국 정부 부채를 정부 세수에 대입해 산출하면 지금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

실제로 미국 정부 부채는 GDP 대비 53%로 선진국 가운데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 세수에 비해서는 35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 부채가 GDP 대비 116%에 달해 '넥스트 그리스'로 지목됐지만, 세수에 비해서는 188%로 미국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그는 “선진국들이 '완전한' 국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도 "최근의 금리와 인플레이션을 살펴볼 때 재정적 압박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떤 국가가 디폴트에 빠질것으로 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더블딥과 관련해서는 “더블딥 침체에 빠질 경우 정부의 세수가 추가 손실을 입게 되면서 결국 국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