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밑지는 암보험 퇴출 움직임

손해율 높아 비갱신형 폐지…특약만으로 운영 검토

[아시아경제 박정원 기자] 손해율 증가로 인한 보험사들의 보장범위 축소, 의료보험 암 치료비 지급 확대로 등으로 보험업계 주력 상품이던 암보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상당부분 담보 범위를 축소했지만 여전히 손해율이 높아 일부 보험사들은 비갱신형을 폐지하는 등 점차 상품을 없애고 특약으로만 운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나 소비자 반발 등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암보험 손해율은 최근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12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보험에서 수술비 보장 등 담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암 수술과 치료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 사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부분 암 수술이 1~2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의료 기술이 발달해 암을 발견하는 시기도 빨라지고 여러 번 수술이 이루어져 완치가 되기도 한다"며 "이 같은 현실에서 무제한 수술비 지원이 보장되는 암보험의 적극적인 판매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게다가 보건복지부가 암보험에 대한 보장을 크게 강화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암보험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6년부터 암환자와 수술을 하는 심장 및 뇌혈관 질환자에 대한 의료보험을 확대 적용하고 그동안 제한되어 왔던 항암제의 보험적용을 대폭 늘려왔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보장성보험에 3년 또는 5년 마다 갱신,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다음달부터 단일 암보험 상품을 폐지하고 암 보장은 주보험에 대한 특약을 통해서만 판매한다.

동양생명과 AIA생명도 암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일정 갱신주기마다 보험료가 변동되는 갱신형 암보험을 내놓았다.

암보험을 특약형태로만 판매하고 있는 동양의 경우는 앞으로도 갱신형 상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미래의 위험 예측이 어렵다 보니 장기간 고정된 보험료를 받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 있어 일정기간 마다 보험료가 변경되는 갱신형이 유리다다는 판단이다.

그러사 보험업계가 암보험 판매를 완전히 중단할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민영의료보험 활성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질병에 걸릴 경우나 병에 걸렸을 때 치료비 이외 가족이 부담해야 할 생활고 등을 고려하면 민영 건강보험 가입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보상내용이나 특약이 본인에게 적절한지 사업비가 유리하게 배분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암보험에 대한 설계를 다시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박정원 기자 p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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