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1명이 4000명의 취업을 책임진다?

고용노동부, 대학 취업지원 실태조사..대학별 지원 인력, 평균 2명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대학의 교직원 1명이 평균 4000명이 넘는 대학생들의 취업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총예산 대비 취업지원 예산도 0.5% 내외에 그쳤으며 취업 관련 교과목도 재학생 10명 중 2명 정도만 수강하는 등 대학의 취업 지원 역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4일 발표한 '대학의 취업지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지원과 대학의 자체 노력으로 취업지원 기반은 과거보다 다소 향상됐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도입·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졸 청년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대학의 취업지원 역량이 미흡하고 향후 무엇보다도 대학당국의 자체 노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재학생 및 졸업예정자의 직업·취업 진로지도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전체 교비에서 차지하는 학교 취업지원 자체 예산 비중도 매우 낮았다.취업지원 전문인력은 1개교 평균 2.1명(4년제 1.7명, 전문대 2.5명), 전문인력 1인당 재학생수는 4266명(4년제 5648명, 전문대 2838명), 2009년 교비 총예산 대비 취업지원 예산(외부 지원금 제외) 비중은 0.55%에 불과했다.

또 대학에서 제공하는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취업캠프, 취업특강 등 단기 프로그램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취업 관련 교과목도 재학생의 16% 정도만 수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실시하는 주요 프로그램은 취업캠프(79.8%), 취업특강(79.1%), 이력서클리닉(78.7%), 취업관련 교과목에 참여하는 재학생 비율은 16%(4년제 14%, 전문대 1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재학생의 취업·창업 동아리 참여율도 6%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문대생이 상대적으로 취업 프로그램 및 동아리 활동 등에 4년제 대학생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대학취업지원관제'를 시행, 학교의 취업지원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115명이 채용돼 진로상담, 취업 프로그램 운영, 구직자 DB관리, 취업알선 등 다양한 취업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학의 '취업지원기구 관리', '사업콘텐츠', '취업지원서비스 및 취업성과' 등 핵심 지표를 확정하여 대학의 취업지원 노력을 평가하는 '대학취업역량 인증제'를 시범 도입해 평가 결과가 향후 정부의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되도록 해 대학이 자발적으로 취업지원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임무송 인력수급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대학이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취업지원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대학 스스로 취업지원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대학과의 협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5월21일부터 6월22일까지 이메일 조사로 진행됐으며 4년제 대학 108개교, 전문대학 145개교가 응답했다. 주요 조사 내용은 취업지원기구의 편제, 취업지원 인력 및 사업비 현황, 취업지원 서비스 제공 및 재학생 참여율, 취업동아리 활동, 유관기관 협력관계 등이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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