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강호동, '루나 눈물의 의미는!' 무리한 진행아냐?


[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 최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MC자리는 유재석과 강호동 2명의 국민 MC가 양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예능프로그램에 있어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유재석은 최대한 자신을 낮추며 동료와 게스트들의 장점을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그는 타인의 말을 최대한 들어주고 배려하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독력해준다.반면 강호동은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를 앞세운다.
구성원을 세심하게 챙기기보다는 유치한 편 가르기나 게임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떼를 쓰는 등 '악역'을 자처한다.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구성원들을 장악해 나가는 진행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방을 약자로 보이게 함으로써 웃음을 이끌어낸다.

또한 게스트들의 라이벌 의식, 스캔들을 비롯한 이성문제 등 수많은 민감한 질문들을 진지하면서 조심스럽게, 또 어떤 경우에는 막무가내로 떼쓰는 방식으로 진행해 나간다. 어찌보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그는 여전히 거침없다.

하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은 그의 진행방식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최근 그가 진행하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이 논란에 중심에 서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스타킹’에선 폭발적 가창력으로 출연당시 화제를 모았던 채리스 펨핀코(Charmaine Clarice Relucio Pempengco)가 방문했다.

그녀는 예전에 출연했던 필리핀 소녀가 아니었다. 그래미를 14번이나 수상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와 만나 정식으로 음반을 발표 후 빌보트 차트 10위에 진입하는 세계적인 가수가 돼 있었다.

그녀는 ‘스타킹’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MC 강호동과 출연진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f(x)의 루나는 자신의 노래를 데이빗 포스터에게 보이고 싶다고 말하며 펨핀코에게 양해를 구한 뒤 휘트니 휴스턴의 ‘One moment in time’을 열창했다. 이미 출중한 가창력으로 인정받았던 루나는 시원한 보이스로 곡의 감정을 실어 열창, 동료 가수들의 환호 속에 무대를 내려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MC 강호동과 SBS '스타킹' 제작진들은 무리수를 둔다.

MC 강호동은 루나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지금 이 노래를 펨핀코가 똑같이 불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 이미 세계적인 가수의 반열에 오른 펨핀코는 앞서 루나가 부른 ‘One moment in time’을 풍부한 성량과 기교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펨핀코의 노래가 끝나자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기립박수로 감격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지켜보던 루나는 갑자기 눈물을 쏟아냈고, 놀란 강호동과 출연진들은 “우리 루나도 잘한다”고 위로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황.

루나의 눈물에 펨핀코는 격려의 말과 포옹 등으로 그녀를 위로했다. 또한 루나는 “어린 시절 ‘One moment in time’이라는 곡으로 가수를 꿈꿨고, 데뷔 전 TV에서 펨핀코를 봤다. 나도 언니처럼 노력해서 월드스타가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그녀의 눈물은 그저 감동과 회상의 의미로 풀이 됐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의견.

시청률에 급급해 과도한 경쟁 등으로 강호동과 스타킹 제작진은 아직 17살 어린 소녀에게 커다란 상처를 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 곳에서 온 세계적인 스타를 위해 루나를 희생양으로 삼은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의혹이 짙다는 것이 대다수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현재 ‘스타킹’ 시청자게시판과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강호동의 이 같은 무리한 진행방식과 제작진들의 경솔함을 나무라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시청자들은 루나의 눈물이 '감동'이 아닌 '서러움'의 눈물이었다는 지적.

과연 루나가 데뷔 2년차 신인 걸 그룹이 아닌 좀 더 연차가 높은 가수였다면 강호동과 제작진이 이 같이 실례되는 진행을 선택했을지 의문이다. 비단 ‘스타킹’만 놓고 볼 문제만이 아니다. ‘무릎팍도사’와 ‘강심장’에서도 강호동의 진행에는 위험요소가 크다. 게스트들의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송의 재미를 위해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는 그는 폭탄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 과도한 언행 등 무리한 방법은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SBS 방송화면 캡처)

최준용 기자 yjchoi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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