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하반기 더 힘들다"

건전성강화 고삐…획기적 실적개선 어려워

[아시아경제 박정원 기자] 감독당국의 추가적인 건전성 강화조치, 금리인상, 기업구조정 여파등으로 하반기에도 은행권의 고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 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와 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에는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면서 은행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증권업계와 금융권은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금융지주사와 외환, 기업,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총 9개 금융회사의 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1분기 3조1500억원보다 46%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하반기인 3~4분기에도 은행권은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경영환경 악화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더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감독당국의 정책은 더욱 은행을 옥죌 것으로 예상되며 출구전략에 따른 가계대출 문제, 기업구조조정 지속에 따른 각종 유동성지표 부실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예대율 규제 부활로 은행의 대출수익은 이미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순이자 마진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자이익 역시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수신 역시 예대율과 연결되는데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먼저 예금을 끌어오고 그 범위 안에서 대출에 나서야 한다.

예대율을 낮추기 위한 수신증대 노력은 예금금리와 이자비용부담으로 작용해 순이자마진의 개선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도 부담이다. 당초 실적발표 일정이 잡혀있던 지방은행들이 감독당국의 갑작스런 자산건전성 실사 영향으로 실적발표 일정이 일주일 가량 늦춰지게 될 정도로 자산건정성 강화에 대한 지도가 높은 강도로 나타나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이혁재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구조조정 영향으로 충당금이 늘어널 것으로 예상했지만 3, 4분기에도 계속 비슷한 수준의 충당금 부담이 지속된다고 하면 은행주에 대한 투자시기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을 둘러싼 금융환경 또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금리인상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어 DTI 완화와 같은 규제 완화가 검토되고 있지만 이자부담 증가에 따른 부동산 기대이익 감소로 정책효과는 미지수이다.

여기에 감독당국이 하반기 추가적인 건전성 강화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은행의 실적개선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외화 및 원화 유동성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와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부동산 가격이 하락에 따른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한 해결 문제도 은행권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연기됨에 따라 주택 시장 불황이 더 깊어지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PF등과 관련된 감독정책이 강화되면 은행들의 실적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기자 p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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