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클럽] 조선시대 '부부젤라'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이번 월드컵 최대 화제거리는 단연 부부젤라다. 남아공 줄루족 전통악기라는 부부젤라는 기차소리나 사격장 소리보다 훨씬 시끄럽다. 경기시작전 울려퍼지는 부부젤라 소음에 전세계에서 온 응원단은 물론 TV 앞에선 시청자들까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때론 선수들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 부부젤라 때문에 바로 옆에서 얘기해도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것이다. 일부 유명 선수들은 부부젤라를 막아달라고 주최측에 하소연했고, 국제축구연맹은 아예 경기장에 부부젤라 휴대를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다가 논란끝에 철회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은 부부젤라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증거 그림을 제시해 보는 이들이 배꼽을 잡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동양화를 보면, 나룻배 위에서 갓을 쓴 사람들이 부부젤라와 유사한 악기를 불고있다. 네티즌들은 이를 '한국형 부부젤라'로 명명했다.


그림에 등장한 부부젤라와 유사한 이 악기는 나발이다. '원님덕에 나발분다'라는 속담속 그 악기다. 형태가 부부젤라와 유사하긴 한데 쇠로 되어있다. 나팔이라고도 하는데 통상 단음을 내는 악기다. 대취타나 농악에서 쓰인다.

원래 선전관연회도(宣傳官宴會圖)라는 그림의 일부다. 사진기가 없던 시절이니 양반들의 연회를 기록으로 남기기위해 직접 그린 것인데 여기에 악공이 등장한 것이다. 행사의 흥을 돋군다는 점에서 현대의 부부젤라와 용도는 같은 셈이다.
부부젤라 논란이 거세지자 한 네티즌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를 거론하며 "우리도 꾕가리와 징 등을 동원해 응원했었고 당시 외국선수들과 응원객들이 우리 악기들의 시끄러워 집중할 수 없다며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시끄러워서 방송보기 힘들고 소음도 귀에 거슬리지만 그들의 전통도 인정해주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논란과 무관하게 부부젤라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이미 국내 온라인쇼핑몰에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 부부젤라 앱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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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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