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007년 6월 30일 한미 양국이 역사적인 서명식을 가진 이후 방치되다시피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실무협의에 들어가면서 3년만에 비준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기존 협정문에 한국측이 대체로 만족하는 것과 달리 미국측이 자동차, 쇠고기, 쌀 등 일부 분야에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한 바 있어 실무협의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비준처리의 열쇠를 쥔 한미 양국 의회 모두 여야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차가 여전히 비준까지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쌀 자동차 등 美 불만 높아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한미 FTA비준을 위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과 새로운 논의(new discussion)에 착수할 것을 지시하면서 미국은 의회를 비롯해 업계 일각에서 줄곧 제기한 쇠고기, 자동차, 쌀 등에서 재협상 수준의 협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가 작성한 통상관련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측은 쇠고기부문은 현행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제한적 수입허용에 대해 한국측에 전면개방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당초 지난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시장을 완전개방하기로 합의했으나 한국에서 미국산 소의 광우병 감염을 우려한 '촛불시위'가 불거지자 추가협상을 통해 월령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키로 일단 합의했다. 미국측은 쌀에 대해서도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문제를 제기하고 추가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국민정서를 들어 쌀문제는 FTA협의과정에서 아예 제외시켰으나 미국측이 재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협상은 없고 전면개방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현지에서 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농업 관련 협회들은 한미 FTA를 지지한다"면서 "다만 지금 시황 등을 볼 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이 됐다고 볼만한 분명한 증거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도 "쇠고기 수입 문제는 FTA 협상 대상이 아니며 이 사실은 한미 두 나라의 FTA 협상 관계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안"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쇠고기 문제를 FTA와 연계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양국간 실무협의의 최대 쟁점은 자동차부문이다. FTA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은 3000cc 이하 중ㆍ소형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cc 초과 대형차는 3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중ㆍ소형차 수출은 지난 2003~2005년 연평균 67억달러로 대미 자동차 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또 1000~1500cc 가솔린 승용차, 1500~3000cc 가솔린 승용차, 모터사이클, 자동차 부품은 관세를 즉시 없애기로 했다.타이어는 5년내, 트럭(픽업 포함)은 10년내 각각 관세가 철폐된다.
한국측은 미국을 포함한 수입산 자동차(8%)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FTA 발효 즉시 철폐하고 민감한 부분인 친환경차는 10년의 관세철폐 기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자동차업계는 한국의 차별적인 세금구조와 자동차 기준 등에 우리나라의 비관세 장벽을 거듭 비판했다. 실무협의가 시작되면 미국의 공세가 예상되고 있으나 한국은 자동차부문이 FTA의 최대 수혜인 점을 감안해 양보하기 어려워 협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3년째 낮잠잔 FTA 비준에 햇살한미 양국이 실무협의를 마치면 3년째 낮잠을 자고 있던 한미 FTA 협정문이 발효를 눈앞에 두게 된다. 오바마 대통은 한국과 '새로운 논의'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쟁점현안을 해결하고 내년 초 의회 비준동의 절차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상태. 한국도 20개월 이상 국회서 계류중인 FTA비준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양국 의회에서 비준안처리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미 FTA협정문과 국내 이행법안 최종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최장 90일간 심의한다. 하원에서 최대 45일(위원회 15일 본회의 30일)에 거쳐 심의한 뒤 상원에서도 최대 45일간 심의.처리하게 된다. 상.하원 동시에 심의가 진행될 수도 있지만 관례적으로 하원이 먼저 처리한 뒤 상원에서 이를 토대로 심의한다. 의회가 FTA 협정문과 국내이행법안을 처리해 대통령에게 넘기면 대통령의 최종서명을 거쳐 비준절차를 마치게 된다. FTA의 법적인 효력은 협정문에 정해진 바에 따라 한미 양국 의회가 모두 비준한뒤 60일부터 발생한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동의 절차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국회에서는 지난해 4월22일 논란 끝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가결 처리돼 본회의로 넘겨졌다. 국회는 미 의회의 심의과정을 지켜보면서 본회의 심의일정을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그러나 6.2지방선거 이후 승기를 잡은 야당이 FTA비준을 반대해 국회 통과는 물론 비준안 처리 논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한미 FTA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국가와의 FTA로 사회ㆍ경제적 경쟁력을 높여 세계 일류로 도약하자는 적극적인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FTA로 인한 개방과 구조조정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이런 과정에서 보다 투명하고 자유롭고 효율적인 선진경제로 거듭 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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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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