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 아닌 '경제'에 반했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방송 3사 드라마가 '경제'와 사랑에 빠졌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늦은 오후 시간 방영되는 지상파 방송국 3사 드라마들 가운데 한편은 경제생활이 주된 소재로 삼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와 KBS2 새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KBS1 주말드라마 '거상 김만덕' 등이 각 시대별 경제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

'자이언트'는 1970년대 경제부흥기를 배경으로 한 경제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유익신PD는 제작발표회에서 "자이언트는 다양한 인물군상을 통해 돈과 권력의 비정함, 가족애 휴머니즘 등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야기의 배경이 된 당대의 경제개발정책 이면 등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첫 방송되는 '제빵왕 김탁구'는 주인공 김탁구(윤지윤)가 시련을 딛고 제빵명장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제빵왕 김탁구'는 방영 전부터 제빵업계 불모지였던 1970~80년대 갖은 고생 끝에 1인자로 떠오른 한 제과업계 회장의 실화를 다룬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상 김만덕'은 경기 침체 속에 어려워하는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겠다는 기획의도가 깔려있을 정도로 경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드라마다.

제작진은 불황을 현명하게 이겨내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등장을 바라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리더상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실존 인물인 김만덕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했던 조선 시대 강한 의지와 노력을 통해 거상으로 거듭났다. 김만덕의 일대기가 곧 조선시대 경제 활동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경제 관련 드라마가 늘고 있는 이유를 시대상의 반영이라고 방송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최근 2~3년 간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경제 침체로 여가 생활비용까지 아끼다 보니 오후 시간 TV 앞으로 모이는 가정이 늘었던 것.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이 경제 위기로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면서도 경제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경제에 관심을 갖는 시청자들이 늘면서 경제 이야기도 자연스레 드라마 안에 녹아들고 있는 것"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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