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때문에 시민권 포기하는 미국인 늘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이중과세와 은행문제로 시민권을 포기하는 해외거주 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연방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2명의 미국 국적 해외거주자가 시민권 혹은 영주권을 포기했다. 이는 국무부가 추정하고 있는 520만명의 해외거주자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2008년 235명에서 지난해 743명으로 급증했고, 지난 4분기의 숫자가 2008년의 두 배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이처럼 국적 포기가 급증하는 것은 이중과세가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해외거주 미국인들의 해외수입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유일한 선진국이다. 9만1400달러를 공제해주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이중과세인 셈이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한 미국 사업가는 "미국에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아이들마저도 납세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 시민권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여기서 20년 동안 살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내지 않는 것을 혼자 낸다는 것이 얼마나 불공평한지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은행계좌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국의 새 은행규제는 탈세를 줄이고, 테러리스트 그룹에게 돈이 흐르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외거주자들이 은행계좌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애국법에 근거한 몇몇 미국은행은 미국 주소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외거주자의 계좌를 닫아버리기도 했다. 실제로 1952년 이후 57년간 세금을 내온 플린씨는 주소지가 미국 이외의 지역이라는 이유로 44년동안 유지하고 있던 은행계좌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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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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