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LED조명 대기업 진출에 'M&A+인력유출' 위기감

삼성 LG에 이어 포스코도 진출 선언
'대기업 주도 단순 납품업체 전락하나' 한숨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삼성, LG에 이어 포스코가 LED조명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SK와 롯데, 신세계도 계열사를 통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중소 LED조명 업체들은 근심에 빠졌다. 애초에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대표 대기업들이 총 동원된 '초강도 경쟁구도' 수준으로 번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경쟁과열 속 대기업까지 가세…'폭풍전야'
발광다이오드, 즉 'LED'는 반도체의 일종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빛을 발한다. 기존 전구에 비해 전력효율이 높고 사용시간이 길어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LED사용을 늘려 백열전구를 모두 퇴출시킨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만큼 성장이 주목받는 분야다. 업계에서는 국내 LED조명 시장이 올해 66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ED조명은 반도체 사업을 하던 업체가 비교적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분야다. 때문에 반도체 사업 이후 새 먹을거리를 찾던 전자업체들이 일찌감치 이 분야에 진출했다. 화우테크놀러지와 일진반도체, 서울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조명기기를 생산하던 업체들도 기존 조명기에 LED를 응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우리조명, 남영전구, 금호전기 등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LED조명산업 발전전략'을 보면, LED조명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 수는 400여개에 달한다.

한 중소LED업체 관계자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대기업까지 뛰어들자 기존 업체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결국엔 중소기업들의 연쇄 피해사례가 속출할 게 뻔하지 않겠나"고 하소연했다.

▲M&A, 인력이동…시장 불안감 고조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게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금전적 피해가 보고되긴 이른 상태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전문 인력의 '블랙홀'이 되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생산직원은 물론 연구원들을 스카웃하거나 아예 사업부 전체를 통째로 옮겨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중소기업은 제 때 생산을 하지 못해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다른 중소LED업체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문 인력 10여명이 빠져나갔다"며 "LED 관련 업계 간담회를 통해 정부에 '인력 빼가기'에 대한 항의성 건의도 해봤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대기업발 인수합병(M&A) 가능성이다. 현재는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에 대기업이 자금을 투자하는 공동사업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칩 생산에서 패키징, 조명사업까지 계열화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은 차차 대기업에 흡수될 공산이 큰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이미 LS산전-플래냇, 우리기술-버티클, 금호전기-루미마이크로 등 인수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업체들이 '새 먹거리 창출'이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론 대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단순 납품업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조명시장은 1, 2위 업체가 독점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 많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게 당연하다"며 "하지만 몇년 후 LED조명 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지면, 시장 축소에 따른 피해는 결국 대기업보다 중소업체들이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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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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