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블랙박스]어뢰와 자주포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총을 들고 전선에 나가겠다. 내 아들, 손자들은 내가 지켜야지 않겠나."

60대인 금융회사 CEO는 최근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 때문이라는 추정이 힘을 얻자 군사적 보복을 이구동성으로 외치며 살만큼 산 자신들이 앞장서겠다고 하더랍니다. 나이는 있지만 아직까지 현업에서 뛰며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 강성 발언을 할 정도인 것을 보면 확실히 우리 남북관계는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요즘은 군 원로들이 나서서 '전작권(전시작전권)'을 가져오는 것은 이르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이지만 한때는 자주국방이 국가의 숙원인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이 한창이던 시절, 남북간의 상황도 비슷했기에 국산 무기 개발은 TV 뉴스의 주요 메뉴였습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에 이어 북한 잠수함 탐지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의 링스(Lynx) 헬기가 잇달아 침몰하면서 군과 무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천안함 침몰과 북의 연루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오며 증시에서 방위산업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시에 십여개나 되는 방위산업 관련 테마주들이 있지만 대장주는 삼성테크윈입니다. 1977년 삼성정밀로 시작한 삼성테크윈은 1987년 삼성항공이란 이름을 거쳐 2000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업부분은 군에 납품하는 엔진부문과 특수부문, 삼성전자와 일반기업에 납품하는 정공부문으로 나뉩니다. 군에 납품하는 방산부문만 살펴보면 엔진부문은 항공기 엔진을 군에 공급하고 있으며 특수부문은 자주포, 탄이송장비, 장갑차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양호한 실적과 남북관계 긴장이라는 분위기를 등에 업고 이달 초 9만원을 돌파했다 최근 잠시 조정을 받았던 삼성테크윈이 20일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5일 장중 9만2000원까지 갔다 19일 8만3000원대로 밀린 지 하루만에 8만5000원대를 회복했습니다.

16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국내외 증권사들의 평가는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한다며 긍정 일색이었습니다. 이날 이후 나온 국내 증권사들 보고서는 키움증권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매수'입니다.

'시장수익률' 의견을 제시한 키움증권도 1분기 실적에 대해선 시장예상치에 부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2분기에 대한 우려와 하반기 수주 모멘텀을 아직 선방영하기 어렵다며 목표가를 8만9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의 목표가는 10만원 이상입니다. 2분기 일시적 실적 감소후 하반기 급성장을 예견한 동부증권 목표가 10만원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푸르덴셜투자증권(12만5000원) 하나대투증권 부국증권(이상 12만원)의 목표가는 12만원을 넘습니다.

검증된 실적으로 매수시점 도래(한화증권) 실적호전과 성장스토리는 계속된다(대신증권) 보안카메라 사업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한국투자증권) 등이 최근 나온 '매수' 리포트의 제목들입니다.

이런 국내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외국계인 메릴린치의 분석은 아주 비관적입니다. 지난 19일자 보고서에서 1분기 영업실적이 기대 이상이었지만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현주가도 고평가 됐다고 했습니다. 2분기에 삼성테크윈이 원화가치 절상과 부품가격 단가인하 때문에 이익 회복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고 카메라폰 모듈 사업부문에서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하회', 목표가는 7만원입니다. 사실상 팔라는 얘기지요.

재미있는 것은 이 리포트가 나온 이후 이틀간 외국인은 삼성테크윈 주식을 더 샀다는 것입니다. 19일과 20일 외국인은 삼성테크윈을 3만주 이상씩 순매수, 연속 순매수 행진을 6일로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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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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