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우의경제레터]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금강산관광에 마음을 비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꼭 갔다와야할 사람들은 대부분 다녀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남북긴장을 해소할 화해의 물꼬로 선택받은 성지가 지금처럼 새로운 갈등의 진원지로 변할 줄 정주영 회장인들 어디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동해안을 산책하던 여인 한 명의 죽음이 몰고 왔던 파장을 짚어보면, 천안함 침몰과 수색과정에서 수장된 수십 명의 원혼들을 달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합니다. 민간인의 희생으로 인한 관광안전보장 차원이었던 문제가, 군인의 희생으로 인해 군사적 보복차원으로 긴장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금강산의 긴장은 개성공단의 파국으로 전이될 수도 있고, 서해안의 긴장이 중부전선의 비무장지대로 전염될 여지도 많아졌습니다.

어쨌든 천안함 인양을 둘러싼 군의 정보제공에 뉴스를 보기 짜증난다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고 그런 낯익은 단어들만 제공하며, 군은 1,200톤을 건져 올린 대가로 수십만 톤이 넘는 신뢰를 잃어버릴까 걱정입니다.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며칠간 지표면의 생존자만 구출해 낸 다음 나머지는 발굴을 포기하고 덮어버립니다. 발굴과정에 드는 비용과 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주민들이 매일같이 발굴되는 시신을 보며 치를 마음의 상처를 감안한 조치입니다. 아마도 정부와 국방부도 천안함의 함미를 차라리 그냥 수장된 채로 두고 영원히 미궁상태로 버려두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원인이 밝혀지면 단호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던 대통령의 발언도 또 족쇄로 남습니다. 그나마 군사적 보복에는 한계가 있음을 국민들이 다 인정해주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는, 당분간 모든 남북협력사업의 일체 중단과 쌀과 비료의 인도적 지원 금지, 6자회담의 즉시 복귀요구 외 달리 뾰족한 수단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건 금강산 관광객 피격 후 우리가 요구했던 3가지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라는 최소한의 조건이었음을 봐도 짐작할 수 있지요.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서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사과 요구, 진상규명협조와 관계자처벌 및 피해보상, 그리고 서해안의 긴장완화보장’등으로 조금 강도가 높아지겠지만 대체 콧방귀나 낄지 의문입니다. 도리어 전 조선인민군에 비상동원령을 내리지나 않을까-이런 생각이 자꾸 머리를 스칩니다.

절단면에 진실이 있는 게 아니라, 왜 들어 올렸던 천안함 함미를 다시 바다 밑에 내려놓았는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전한 인양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를 설득력있게 설명하면 이에대한 오해는 증폭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란 사람을 지치게도 하지만 때론 분노하게도 만드는 이중성이 있습니다. 힘없는 사병들의 목숨이라고 찬 바다에 그렇게 방치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해군제독이 타고 있었더라도 인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국민앞에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쓸데없는 오해가 생기지 않고, 시간의 이중성도 극복할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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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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