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영국 총선이 내달 6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벌써 경고음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절대 다수당이 탄생하지 않을 경우 주식과 채권, 파운드화가 동반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이 총선 파장을 저울질하기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은 치열한 신경전과 정책 대결에 돌입했다. 금융위기 후 이뤄지는 첫 총선인 만큼 집권 노동당의 경침침체 대응에 관한 평가, 경제성장과 긴축 사이의 무게 중심, 세금과 통화 정책 등 경제 관련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중산층(middle class)’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보수당 당수는 다수의 납세자를 의미하는 ‘침묵하는 다수(great ignored)’를 대변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전자는 정부지출과 증세, 후자는 긴축과 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목표는 하나. 바로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부채를 낮추는 것이다.
4월 초 가디언의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37%)이 노동당(33%)을 근소하게 웃돌았지만 결과는 예측불허. 이번 총선은 최근 몇 년간 영국에서 이뤄진 선거 가운데 가장 결과 예상이 어려운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성장과 긴축의 딜레마= 노동당의 브라운 총리는 영국 경제가 작년 4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에 성공한 사실을 집권 여당의 공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영국의 실업률이 유럽 전체와 미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정부의 위기 대처가 옳았음을 주장한다. 동시에 브라운 총리는 아직까지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며 정부 지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더블딥 경기침체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책이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는 것.
노동당은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의 12%에 육박한 재정적자를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브라운 정부는 차기 의회 임기 4년 동안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하며 이같은 우려를 반영했다. 그러나 구제적인 적자 감축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야당인 보수당은 바로 이 점을 물고 늘어진다. 브라운 총리의 얼굴 아래에 “제가 국가 부채를 두 배로 늘렸습니다. 제게 투표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보수당의 선거 광고는 총선을 임하는 보수당의 선거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노동당이 1600억파운드에 이른 나라 빚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보다 급진적인 긴축의 중요성 강조하는 것.
이에 대해 노동당은 보수당이 집권하게 되면 지나치게 강도 높은 긴축으로 영국인들의 삶이 팍팍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 논란의 중심에 선 세금정책 = 성장과 긴축 사이의 딜레마는 필연적으로 증세와 감세 논란으로 이어진다. 집권여당은 성장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장의 강도 높은 긴축은 힘들고, 증세를 통해 경기부양 재원을 마련하고 부채 또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보수당은 증세 보다는 정부 지출을 즉각적으로 대폭 줄이는 방법으로 부채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지 오스본 보수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국민보험료를 1% 인상하겠다는 노동당의 증세 정책을 비판하며 "증세보다는 재정지출 감소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부가가치세, 법인세율, 기혼자 세금 우대 정책 등과 관련해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영국은 여러 갈래로 찢어졌다. 영국산업연맹(CBI)와 막스앤스펜서 등 일부 기업들은 보수당 편에 섰다. 반면 금융업계의 6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급격한 긴축은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노동당의 정책을 지지했다.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영국상공회의소(BCC)는 중도적인 입장이다. BCC는 최근 성명에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법인세 추가 인상은 안될 일"이라며 "또 국민보험료 1% 인상은 타격이 덜한 부가가치세 1% 인상안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절대 다수당 바라는 시장= 시장은 정책의 확실성을 보장받기 위해 어느 쪽이든 확실한 다수 정당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보수당과 노동당이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절대 다수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때문에 선거 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파운드화가 동반 약세로 돌아설 수 있음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떤 당이 정권을 잡든 천문학적 규모의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선거 공약은 긴축과 성장 사이에서 무게 중심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영국 경제를 근본적으로 체질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영국이 AAA 신용등급을 잃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F&C의 테드 스콧 투자전략가는 "소수의 노동당 정권이 탄생할 경우 이는 투자자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소수의 보수당 정권은 지출 축소에 손이 묶여 정책 실행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가능성이 낮지만 다수의 보수당 정권이 탄생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겐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