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자재 값 급등, 심상치 않다

원유를 비롯해 철광석과 구리, 아연, 니켈 등 각종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하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도 있으나 산업용 소재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현실에서는 분명 악재다. 원화 강세와 더불어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물가 압박 요인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어제 런던금속거래소(LME) 등이 발표한 철광석의 3월 평균 가격이 곘당 137달러로 전달보다 3.6% 올랐다고 밝혔다. 곘당 평균 58달러에 들여왔던 지난해에 비하면 두 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구리는 곘당 7463달러로 전월 보다 9% 상승했고 아연도 곘당 2275달러로 전월 대비 5.5% 올랐다. 니켈은 곘당 2만2461달러로 18%나 뛰었다. 유가도 80달러 선으로 올라서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유가는 배럴당 85.39달러였다. 지난해 말에는 79.36달러였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 또한 이달 들어 3개월 만에 80달러 대로 다시 올라섰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나 수급 불균형이 생긴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에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이 늦어지면서 투자할 곳을 잃은 국제 투기 자본이 원자재 시장에 몰려드는 것도 한 이유다. 철광석의 경우처럼 자원시장이 공급자 주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한 요인이다.

세계적으로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수요 증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소비절약, 비축확대, 중장기 수급대책 마련 등을 통해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충격을 줄여나가야 한다. 자원 보유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자원 공동 개발에 나서는 적극적인 원자재 확보 노력도 긴요하다.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 개발을 통해 원자재의 사용을 효율화하는 한편 물량의 안정적 확보와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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