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위협, 냉정하게 대처해야

북한이 어제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한 정부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대, 한국관광공사 소유 문화회관과 온천장, 면세점 등 부동산을 동결하고 관리 인원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아산과의 관광 계약도 무효화하고 새로운 사업자와 관광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개성공단사업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의 이같은 일방적 선언은 사업자 간 계약 및 당국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국제 규범에도 어긋나는 억지다.

애초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 때문 아닌가. 그럼에도 북한은 "책임을 따진다면 본인의 불찰"이라며 박씨 사건에 대해 사과하기는 커녕 우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관광객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특단의 조치' 운운하며 일방적으로 남측 자산 동결, 계약 무효 등의 엄포를 놓은 것은 적반하장이다.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박씨 사건의 진상 규명, 재발 방지,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 등 우리가 요구한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게 먼저다. 하지만 북한은 전혀 태도에 변화가 없다. 북한은 지난 2월 남측 주민 4명을 억류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나 지금까지 누구를, 무슨 이유로 억류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관광을 재개할 수 있겠는가.

물론 대화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북한이 남한 정부의 자산을 동결하겠다면서도 민간 업체의 자산은 제외했다. 현대아산과의 계약 무효화를 선언했지만 완전한 계약 파기에 이른 것도 아니다. 지난해 화폐 개혁의 실패로 경제위기에 처한 북한이 달러 벌이를 위해 남한 정부를 대화의 장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북한 변수'가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북한의 강경 조치로 인해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더라도 북한의 압박에 떠밀려 관광재개에 선뜻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로 풀도록 노력하되 3대 선결과제의 해결 원칙을 지키고 의연하고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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