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요즘 증시에선 잘 쓰지 않지만 한때 '옐로칩(yellow chip)'이란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형 우량주인 '블루칩(blue chips)' 반열에는 들지 못하지만 양호한 실적을 가진 중가 우량주를 일컫는 말입니다. 칩(chip)이란 카지노에서 현금대용으로 쓰는 것으로 가장 비싼 게 블루칩, 그 다음으로 비싼 게 옐로칩입니다.
국내 증시에서 블루칩의 대명사는 역시 삼성전자가 첫손에 꼽힙니다. 지난 2007년까지 대세상승기간에 몇단계 레벨업한 포스코도 블루칩이라 할 수 있겠지요. 시총 20조원대의 현대차와 대형 금융사들도 이 반열에 들 것입니다. 한때는 대표 옐로칩 종목으로 꼽혔지만 어느새 시총 10조원대 기업으로 올라선 LG전자나 LG화학 하이닉스 등도 이젠 블루칩으로 꼽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과 함께 대표 옐로칩 종목이었던
삼성전기가 8일 사상 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했습니다. 대형주로선 드물게 5.35%(6500원) 오르며 12만8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가격 기준 시총은 9조5608억원. 10조원대 진입이 바로 코 앞입니다.
지난해 초 3만원대에서 출발했으니 15개월여만에 3배 이상 기업가치가 는 것입니다. 블루칩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45만원대에서 시작해 85만원대에 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삼성전기가 압도적입니다.
어느새 시총 17조원대 기업으로 성장, LG그룹의 간판으로 올라선
LG화학도 대표적 옐로칩 종목이었습니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10만원대에서 시작, 최근 25만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역시 8일자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시총 규모만 보면 옐로칩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해졌지요. 두 종목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대표 블루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데는 지난해 증시를 강타한 테마 덕도 봤습니다. 바로 LED(발광다이오드)와 2차전지의 최대 수혜 종목이 삼성전기와 LG화학입니다.
사실 두 테마가 연일 급등하던 시절, 삼성전기와 LG화학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종목을 두 테마의 최고 수헤주로 꼽았지만 투자자들의 초기 관심은 코스닥 중소형주쪽으로 몰렸습니다. 한달도 안돼 100% 이상 수익이 나는 마당에 움직임이 둔한 대형주를 사는건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LED와 전기차 테마주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역시 최종 승자는 대장주들이었습니다. 일부 코스닥 종목은 이들보다 연간 수익률이 더 좋은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지난해 고점보다 현재 주가가 더 높은 경우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식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의 차이가 만들 결과입니다.
이제 옐로칩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해진 덩치가 된 두 종목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장밋빛입니다. 삼성전기에 대해서는 9일 오전에만 목표가를 올리는 국내외 증권사 리포트가 줄을 이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삼성전기가 주력 제품인 발광다이오드(LED) 및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문에서 업계 최고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삼성증권도 LED 사업의 성장성이 높다며 삼성전기 목표가를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다이와증권은 이날 LED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매수' 의견으로 분석을 재개했습니다. 제시 목표가는 14만5000원입니다.
이들 외에도 최근 삼성전기 리포트를 내놓은 증권사들은 14만원대에서 16만원대 목표가를 제시하며 '매수'를 합창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최근 9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시총 10조원대 턱밑까지 오른 주가는 '이제라도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하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더욱 고민스럽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주가 급등으로 사실 '매수' 의견이라지만 상당수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에도 근접한 상황은 더더욱 부담스럽니다.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제시한 목표가와 전날 종가의 차이는 불과 1만7000원입니다. 13.28%만 더 오르면 목표가 도달인 것입니다. 증권사 목표가란게 고정적인 것이 아니고 업황이나 증시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올라가므로 이것만 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래도 10조원에 육박하는 시총, 그간의 상승률 등을 생각하면 지난 1년여와 같은 랠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기대수익률도 이제 옐로칩에서 블루칩 버전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LG화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입니다. 제도권 전문가들은 여전히 2차전지를 얘기할 때면 LG화학을 얘기합니다. 문제는 가격부담이지요. 최근 목표가 3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20만원대 후반 목표가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곳 역시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30일 이후 나온 리포트 5개중 3개가 30만원대를 제시했지만 나머지 2곳은 아직 20만원대입니다. 특히 지난달 30일 나온 IBK투자증권의 목표가는 26만3000원으로 전날 종가 25만8500원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최고가를 제시한 대신증권의 31만원도 사실 여유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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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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