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말 갑자기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지금까지 당초 예상보다 선방한 것은 무엇보다 재정이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적시에 경기 하락 추세를 억제하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적자재정은 무한정 지속될 수 없으며 그 대가 또한 지불해야만 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지난 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규모가 우리에게 바로 이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국제적 기준인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대상수지 기준으로 볼 때 지난 해 재정수지 적자는 사상최대 규모인 43조 2천억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4.1%에 달하는 적자규모로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5.1% 규모 적자 이후 최대의 적자규모를 나타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국가가 지는 채무도 늘어나기 마련이므로 국가채무 또한 지난 해 359조 6천억원으로서 전년대비 50조 6천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1998년에 80조 4천억원이던 규모에 비하면 10여년 사이에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722만 4천원으로 1년 사이에 100만원 정도 급증했다.
여기에 공기업이 안고 있는 채무까지 함께 본다면 공기업과 국가의 채무 잔액은 614조 1천 37억원 규모로서 이 또한 전년대비 12.7%나 늘어난 수치다. 공기업이 선진화계획 이행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부채가 많이 늘어난 이면에는 경제회복에 민간기업보다 우선적으로 동참하고 4대강 살리기 등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한 점이 고려되지만 이들의 채무 증가 또한 국가채무와 동일한 차원에서 관리가 시급함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민간의 경제활력도 되살아나고 있고 여러 경기지표가 이 사실을 입중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정부의 짜임새 있는 관리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정부 또한 이 점을 인식하고 다음 달에 전체적인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관리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하니 지켜 볼 일이겠지만 문제를 안이하게 보거나 아직도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요구된다든가 하는 인식만은 삼가해야 한다. 금융정책과 달리 적어도 재정정책에 관한 한 이제부터는 관리 모드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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