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권 주마 책임경영 하라"..은행 지점장 어깨무겁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은행 영업본부장과 지점장의 재량권이 대폭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한 면에서 좋지만 그 만큼 책임져야 할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때로는 밤잠을 못 이루기도 합니다."(시중은행 모 본부장)

"솔직히 지점장이 되는 것보다 현재의 부지점장이 훨씬 좋습니다. 지점장 승진 욕심이 있지만 일단 많은 권한을 부여받게 되면 그 만큼 챙겨야 할 것도 많아지고 차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시중은행 모 부지점장) 은행들이 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본부장과 지점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연말에 목표달성 여부를 철저히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이 경영의 주요 트렌드(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재량권과 자유권이 대폭 확대되는 만큼 무게감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본부장과 지점장에게 최고경영자(CEO)급의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그 책임을 스스로 지게 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모든 본부 및 영업점의 독립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고자 본부장과 국내외 지점장을 대상으로 '본부장ㆍ지점장 CEO제도'를 실시한다. 이 제도는 모든 본부장과 점포장들에게 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하되 연말에 그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이에 따라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1개 본부장과 4월초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국내외 지점장의 경우 4월 중순까지 MOU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서에는 영업점의 경상이익, 대출평잔, 예수금평잔 등을 포함하는 이익목표(계량)와 마케팅계획, 영업기반 확대계획 등을 포함하는 전략추진과제(비계량)로 구성돼 있다.

이에 앞서 수출입은행은 성과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정착시키고자 은행장과 본부장간에 '경영성과계약'을 체결, 시행중이다. 경영성과계약이란 각 본부장이 본부별로 올해의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은행장과 합의하에 계약한 뒤 그 결과에 대해 본부장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성과연봉 결정에 주요요소로 작용되며, 본부장들의 기본급 개념인 연봉은 일반적으로 같다고 가정할때 계약상의 성과가 연초에 평가돼 이듬해 성과연봉에 계량화된 수치로 반영된다. S,A,B,C,D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되며 이론상으로는 최상 S등급을 받은 임원과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은 임원이 최대 110%의 성과연봉 차이가 날 수 있다. 금액상으로는 5000만원∼1억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업은행이 영업 극대화를 위해 지점장들에게 '지행장'이라는 호칭을 쓰도록 하는 등 KB국민은행의 경우 지점장에게 인사고과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지점장은 지금도 변함없이 은행의 '꽃'이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꽃'이 피느냐 지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철저한 영업성과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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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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