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니폼은 패션의 역사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해 창립 41년을 맞는 대한항공은 승무원 유니폼을 지금까지 10차례 바꿨다.

1969년 당시 국영항공사를 인수한 대한한공이 출범하면서 내놓은 최초의 유니폼은 1년이라는 짧은 시간만 도입됐지만 사회적으로 큰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60년대 양장문화의 대가로 불린 송옥 양장실의 송옥 씨가 디자인했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다홍색 치마로 화제를 모았다. 이 유니폼은 이후 버스 안내원 복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다음으로 채택된 디자인은 가수 윤복희 씨가 열풍을 일으킨 미니스커트. 밝은 감색 모직 소재를 사용한 원피스 형태의 미니스커트로 치마 길이는 짧았지만 양쪽 등 부분에 요크를 넣어 활동성도 고려된 디자인이었다. 당시에는 흰 장갑도 착용했다.

이후 몇 번의 변화를 거쳐 80년대로 넘어오면서 유니폼 역시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겪는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등 전 세계인들이 집중하는 스포츠이벤트가 연이어 열렸던 만큼 각국을 대표하는 승무원들의 유니폼 역시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제작된 것이다.

8번째 유니폼은 1980년에 도입돼 6년 가까이 지속됐는데 국적기 이미지를 내기 위해 유니폼에도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을 주요 색으로 했다. 이어 도입된 9번째 유니폼은 최초로 외국 디자이너에게 제작을 맡겨 관심을 끌었다. 미국 출신의 조이스 딕슨이 디자인한 이 유니폼은 연미복 스타일의 붉은 색 재킷에 7부 소매, 지퍼 스타일의 원피스 기능적인 면이 한껏 강조됐다.대한항공의 10번째 유니폼은 14년 넘게 지속돼 최장기 착용복으로 기록됐다. 국내 디자이너 김동순의 작품으로 진한 감색 재킷, 스커트, 조끼에 깨끗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조된 흰색 블라우스를 받쳐 입는 스타일이었다. 당시 유니폼 선정을 위해 세 명의 디자이너가 각기 다른 아홉가지 유형의 유니폼을 디자인해 전체 여승무원의 공청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11번째 유니폼은 스커트와 함께 국내서 처음으로 바지 정장을 도입했다. 청자색과 베이지색을 기본 색상으로 하며 한국 고유의 비녀를 연상시키는 헤어 액세서리와 위로 솟은듯한 느낌의 스카프 등 소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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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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