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오랜만에 와봤다"..총리 공관 현장검증 시작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한명숙 사건' 실마리를 찾기 위한 법원의 사상 첫 총리 공관 현장검증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중이다.검증 시작 15분 전인 오후 1시45분께 공관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오랜만에 와 봤다"며 공관을 둘러본 뒤 검증에 임했다. 공관 측은 정확한 검증을 위해 오찬장 등 내부 구조를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뇌물을 받았다는 2006년 상태로 변경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 한 전 총리 등의 '오찬 뒤 동선'이 재판의 핵심 내용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곽 전 사장은 첫 증인신문 때부터 줄곧 '오찬 뒤 내가 앉았던 의자에 돈 봉투를 얹어둔 채 나왔고 한 전 총리가 가져갔는지는 모른다. 한 전 총리에게 돈 얘기를 미리 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해왔다. 문제의 돈 봉투가 자취를 감춰버린 셈이다.그는 또 "오찬이 끝나고 동석자들이 먼저 나갔고 한 전 총리와 내가 둘이 남은 상황에서 돈 봉투를 두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공관 오찬 때는 대부분 총리가 먼저 나온다'는 당시 경호원 등의 진술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특히 경호원 윤모씨는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서 "(오찬이 끝나고)손님들이 먼저 나올 경우에도 바로 가서 총리님 문을 열어드리기 위해 문을 잡고 안을 들여다본다. 손님과 둘이 남아계신 경우에도 들여다본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이번 현장검증을 통해 공관 오찬장이 경호원 시각에서 한 눈에 상황 파악이 가능한 구조인지, 곽 전 사장 증언대로 둘만 남았을 경우 주변의 눈을 피해 돈을 의자에 두거나 따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구조인지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관련인들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검증에는 재판부와 한 전 총리 변호인, 검찰, 경호원 윤씨, 당시 한 전 총리 의전비서관 조모씨 등이 참석한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오찬 때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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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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