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저부터 회초리 맞아야"

"졸업식 뒤풀이, 어른들이 함께 책임 느껴야"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알몸 졸업식 뒤풀이와 관련 "대통령인 저부터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35차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졸업식 뒤풀이 모습은 제게 충격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특히 그런 일을 한 아이들 대부분이 '원래부터 그랬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다' 이렇게 항변했다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팠다"며 "육체적인 폭력과 성적인 모욕이 해를 거듭하면서 되물림되고 증폭되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이것이 잘못인 줄 몰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면 어찌 아이들만 나무랄 수 있겠느냐"면서 "그것이 바로 제가 '이번 일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다'라고 말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또 "선생님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아이들의 문제를 보면서도 모른 척 했던 모든 어른들이 함께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들을 둘러싼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보다 근본적으로는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면서 "교육은 인재를 키우는 백년지대계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미래 인재는 공부도 잘 하지만, 몸과 마음도 건강한 세계 시민이어야 한다"며 "책임윤리나 도덕적 소양 같은 인성교육 또한 교육의 목표이자 교육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능력과 인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참다운 미래 인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이미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면서 "선생님들께서도 열과 성을 다해 제자 한명 한명을 더 보듬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가정에서도 함께 해주셔야 한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일상생활의 교육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중매체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감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일과 관련해 특별히 저는 텔레비전을 비롯한 영상매체에 걱정이 많다"면서 "방송이나 영화나 인터넷 같은 매체에 종사하는 분들께 청소년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본도 자원도 경험도 없었던 우리가 짧은 기간에 여기까지 온 것은 바로 교육의 힘이 크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선진일류국가가 되는 길에도 교육이 큰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고 있다"며 "매월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열어 학생과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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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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