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한국거래소(KRX)가 변하고 있다. 최초의 민간출신 이사장은 취임 후 보름만에 임원진 절반을 물갈이했다. 한달이 안돼 부서장도 40%를 교체했다. 부서장 인사 이틀 후 팀장도 40%를 바꿨다.
부서장과 팀장 인사에서는 수십년간 지켜져오던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과장급에서 발탁된 팀장도 적지 않았다. 부서장과 팀장이 팀원을 선택하는 파격적인 제도(직원선택제)도 도입됐다. 1월14일 저녁, 전체 임원진의 일괄사표로 시작된 거래소 인사태풍은 1월29일 파격적인 팀장 인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상대적으로 돈 많이 받고, 안정적인 직장이라던 거래소 조직이 뿌리부터 바뀌고 있다. 선진화된 시장 서비스 기관에 맞게끔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정체됐던 조직에 활력을 넣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지난 4일 한국거래소는 일부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영지원본부장과 파생상품본부장을 외부 인사로 발탁하면서 김봉수 이사장의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추천 과정에서부터 김 이사장의 확고한 의지가 엿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본부장 인사와 함께 3주간의 인사 태풍이 일단락된 것이다 .
"어..." 하는 사이 끝난 거래소 인사와 함께 시장에서는 김 이사장의 거래소 개혁이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용절감과 인력축소를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과 국제화와 선진화 등 당면과제를 김봉수식 속도전으로 해결해 나갈 진용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집행간부급(본부장보) 이상 임원 15명 전원이 사상 유례없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혁신과 변화'라는 김 이사장의 의지는 싫던 좋던 거래소 조직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이사장이 연초부터 공언한 거래소 개혁안이 이번 본부장 선임을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제 개혁의 깃발을 꽂아졌다.◆중간관리자도 예외없다(부하직원선택제)=부서장 및 팀장급 물갈이도 대폭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7일 부서장 19명에 대해 보임인사를 단행하며 40%의 부장이 교체됐다. 또 1ㆍ2급 공통 직위인 부서장 직책에 2급 직원을 대거 발탁(신규보임 8명 전원)함으로써 연공서열 및 직급을 파괴해 중간 관리자들도 혁신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팀장급도 새롭게 보임된 29명 중 13명을 과장(M2)급으로 대거 발탁해 연공서열을 과감히 타파했다.
이번 인사에서 선보인 '부하직원 선택제'도 현장중심 인사관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라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이번 인사개편을 하면서 상위관리자가 함께 일할 부하직원을 직접 선택하는 '부하직원 선택제'를 도입해 시행해 기존 톱-다운(Top-down)식 인사에서 탈피하는 등 구조적인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조직축소를 골자로 최근 마련된 조직개편 방안을 전면 시행함으로써 KRX 개혁작업을 한층 가속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개혁 추진단 신설로 서막=사실 한국거래소의 혁신 로드맵은 민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입성과 동시에 설정됐다. 방만경영 등 오랜 고질병을 치유할 해결사 역할에 대한 시장 기대가 어느때보다 높은 가운데 '혁신의 서막'을 올린 것이다.
지난달 5일 한국거래소는 이사장 직속에 '개혁 추진단'을 설치해 개혁에 관한 세부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에 유관기관장인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개장식서 거래소의 개혁 방향에 적극 공감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 힘을 실어줬다.
개혁 추진 로드맵을 살펴보면 핵심은 구조조정이었다. 조직 슬림화ㆍ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방만경영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 정원 750명에서 10% 이상의 감축이 있을 것임을 밝혔고 특히 간부직 비율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임금삭감ㆍ비용축소=인원 조정 등 양적 감축 이외에 질적 방법으로도 고강도의 조직 개편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며 세밀한 구조조정이 수반될 것임을 전했다. 한국거래소는 "임원 임금을 최소 52%에서 최대 58% 수준까지 삭감하겠다"며 "윗선에서부터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전 직원도 5% 수준의 임금 삭감을 감내하고 시간외수당 및 복리후생제도 등도 절감 및 합리적 개선을 이뤄낼 것임을 알렸다. 예산 계획안에 따르면 거래소의 올해 인건비는 지난해 대비 11.7% 감소한 805억원으로 대폭 삭감 편성했다.
거래소는 또 업무추진비ㆍ홍보비ㆍ행사비 등 경비예산도 절감해 밖으로 새나가는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에 있다. 올해 예산에 반영된 경상경비는 지난해 대비 8.9% 축소된 3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진정한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꿴 것"이라며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김봉수식 혁신 드라이브가 꼭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업계 입장을 전달했다. 취임 일성으로 한국거래소의 '서비스기관으로의 탈바꿈'을 강조하며 변화와 혁신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김봉수호가 자본시장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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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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